# 충북 증평군의 한 주택. 오후 1시경 낮잠을 자던 A 씨는 갑작스러운 폭발음에 눈을 떴다.
A 씨는 보조배터리 근처에서 화염이 번지고 있는 걸 목격했다. 전날 밤 10시 충전을 위해 콘센트에 꽂아둔 보조배터리였다. A 씨는 곧바로 대피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장판에는 그을음과 배터리 잔해가 어지럽게 남았다.
청주동부경찰서 제공 # 청주시 오창읍의 한 아파트. 새벽 4시, 침실에서 있던 B 양(12)은 보조배터리에서 불꽃이 튀는 걸 보고 벌떡 일어났다.
충전기에 꽂아둔 보조배터리가 갑자기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불은 순식간에 침대 위로 번졌고, 이불과 인형은 새까맣게 그을렸다. B 양은 곧장 부모를 깨웠고, 다행히 불은 크게 번지기 전 멈췄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5년 새 3배 급증
청주동부경찰서 제공 이 같은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년간(2019~2023년)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는 총 612건 발생했다. 2019년 51건이던 사고는 2023년 179건으로 증가하며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자는 동안 충전’이라는 습관이 위험을 키운다. 충전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기기가 장시간 방치되면서 과열, 누전 등 위험요소가 누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한국소비자원이 삼성전자, 샤오미, 아이리버 등 7개 브랜드의 보조배터리(용량 10,000mAh)를 실험한 결과, 완전히 방전된 상태에서 고속충전기로 충전하는 데 걸린 시간은 최소 3시간 26분에서 최대 4시간 38분이었다. 일반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최대 5시간 39분까지 소요됐다.
즉 수면 중 6~7시간 이상 충전 상태로 방치된다면, 과충전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익숙함이 더 위험”…당국이 제시한 안전 수칙
보조배터리는 흔하게 사용하는 전자기기 중 하나지만, 그만큼 방심하기 쉽다.
한국소비자원, 국립소방연구원, 국가기술표준원 등은 반복적으로 보조배터리 안전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게티이미지뱅크 충전이 완료되면 전원을 즉시 분리하고 충전 중에는 다른 기기를 연결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과열, 변형, 타는 냄새가 감지되면 즉시 충전을 중단해야 한다.
보조배터리를 금속류와 함께 보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보조배터리 포트에 동전이나 열쇠 같은 금속이 닿으면 합선이나 발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포트 구분 사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제품은 입력(IN)과 출력(OUT) 포트가 구분돼 있어, 이를 혼동해 사용할 경우 기기 손상 위험이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큰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에는 보조배터리를 차량 내부에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차 안에 둔 보조배터리는 직사광선과 차량 내부 온도 상승으로 인해 발열 및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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