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남 광주시 광주중앙초등학교에서 올해 유일한 1학년 신입생 심의준 군(6)이 입학식을 마친 뒤 혼자 쓰게 될 교실 옆 복도에서 교과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1년 동안 동급생 없이 생활하게 될 심 군은 “혼자지만 괜찮다”라며 “다른 학년 형 누나들과 함께 놀고 싶다”라고 입학 소감을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심 군의 가족들과 교장·담임 선생님 등 교직원들이 참여해 118년 학교 역사상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입학식을 진행했다. 광주중앙초는 한때 전교생이 4000명대에 육박했지만, 저출산 여파로 전교생이 23명으로 급감했다. 광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혼자도 괜찮아요. 다른 학년 형 누나들하고 놀면 되니깐요.”
광주중앙초등학교의 118번째 입학식이 열린 4일. 올해 유일한 신입생 심의준 군(6)의 얼굴에는 천진난만한 웃음기가 가득했다. 홀로 입학한 소감을 묻는 말에 심 군의 대답에는 걱정이 없었다. 앞으로 펼쳐질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를 품은 듯, 입학식을 마치고 학교를 나서는 심 군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
신입생이 한 명뿐인 광주중앙초의 ‘나 홀로 입학식’은 작지만 특별하게 진행됐다. 중앙초의 경우 1907년 개교 이래 신입생이 단 한명이었던 경우는 올해가 처음이다. 이날 오전에 열린 입학식에는 심 군과 그의 가족들, 교장·담임 선생님 등 6명이 참여했다. 학교 역사상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입학식에 참여한 교직원들은 개회사부터 입학선물 증정까지 꼼꼼히 챙기며 행사를 진행했다.
4일 심 군이 가족이 보낸 축하 영상을 보고 있다. 광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입학식을 마친 심 군은 담임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향했다. 드넓은 교실 안에 놓인 책상은 단 하나. 책상에 앉은 심 군에게 담임선생님은 이내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처음 보는 교실과 담임 선생님의 모습에 서먹한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심 군은 이내 마음을 열고 담임 선생님과 훌라후프 놀이를 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4일 다른 학년 학생들이 신입생 심 군을 보기 위해 교실로 올라가고 있다. 광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두 시간 남짓 담임선생님과 수업을 마친 심 군은 어머니와 함께 학교를 나섰다. 홀로 지냈던 하루가 아쉬운 듯, 심 군은 교실을 떠나기 전 다른 학년 학생들의 반이 있는 복도를 한참 동안 쳐다봤다. “내일도 올 수 있어”라는 어머니의 말에 심 군은 이내 고개를 돌렸다. 학교를 나서는 심 군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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