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하철 역명 부기’ 코레일 구간은 신청 단 1곳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4일 17시 45분


코멘트

65개 역 모집했지만 남영역 1곳만 신규 신청
서울교통공사 구간은 인기…“입지 탓에 편차”




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사용료를 받고 지하철역 이름에 주변 기관 명칭을 같이 표시해 주는 ‘역명 부기’ 사업 신청자를 모집한 결과 신규 신청자가 1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신규 계약도 1건에 그쳤다. 코레일이 운영하는 지하철역 대다수가 도심과 떨어진 외곽에 있어 신청자가 크게 미달되는 상황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4일 코레일에 따르면 코레일은 올해 4월 16일~지난달 8일까지 지하철 1, 4호선의 코레일 운영 구간과 경의중앙선 전 구간 65개 지하철역을 대상으로 역명 부기 사용 기관을 모집했다. 그 결과 신규 신청자는 1곳(1호선 남영역)에 그쳤다.

역명 부기 사업은 역 주변 기관에 지하철역 이름을 광고판처럼 쓰도록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수익 사업이다. 코레일이 2006년 재정난 해소 방안으로 처음 도입했다. 현재는 서울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 부산교통공사 등도 역명 부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레일과 달리 서울교통공사의 역명 부기 사업에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7월 10개 역을 대상으로 역명 부기 사용 기관을 모집한 결과 11곳이 새로 신청했다. 2호선 강남역과 5호선 여의나루역에는 각각 4곳이 몰려 경쟁이 벌어졌다. 강남역 사용 기관으로는 역대 사용료 최고액인 11억1000만 원(3년 기준)을 제시한 하루플란트치과의원이 선정됐다.

두 공기업의 사업 성과가 갈린 가장 큰 이유는 지하철역의 입지 때문이다. 2, 5호선처럼 서울 도심을 지나는 핵심 노선 대부분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고 있다. 특히 2호선에는 강남역을 비롯해 을지로3가, 을지로입구, 선릉, 역삼 등 사용료 상위 5개 역이 모두 몰려 있다.

김정화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코레일은 광역 철도를 담당해 역 대부분이 서울 외곽에 있다”며 “역 주변에 상업지구보다 주거단지나 관광지가 많아 광고 수요도 적고 마케팅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코레일 측은 “입지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고려해 민간 기업은 가급적 사용 기관으로 선정하지 않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역명 부기#서울교통공사#신청자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