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를 겸하는 헌재소장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21 (서울=뉴스1)
김상환 헌법재판관 겸 헌법재판소장 후보자(59·사법연수원 20기)가 2007년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청소년 제자를 성폭행한 학원 선생님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줬다는 이유였다.
21일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실이 인사청문회에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07년 3월 제주지방법원 형사3부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청소년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피고인 A 씨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제자(당시 17세)에게 전화해 “학원으로 오라”며 “오지 않으려면 선생님이라고 하지 마라”며 유인했다. 피해자가 학원으로 오자 A 씨는 내실로 데려가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판결문에서 “(A 씨가) 엄정한 비난을 받아야 함은 분명하다”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김 후보자는 집행유예 선고의 이유로 A 씨가 범죄 전력이 없었고, 피해자에게 돈을 주고 합의해 피해자 측이 선처를 바란다는 점, A 씨의 아내가 A 씨를 용서하고 새롭게 가정을 꾸리겠다고 밝힌 점 등을 들며 양형을 선고했다.
야당은 이날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세를 퍼부었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후보자는 지난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법관이 선언하는 정의는 법정에서 마주한 당사자를 향한 구체적 정의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성폭행 판결이 후보자가 말한 구체적 정의가 실현된 판결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그 이후에 여러 가지 성인지 감수성에 입각한 양형기준의 상승 관점에서는 대단히 미흡한 판결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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