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랑제일교회 목사 “제주항공 애도기간 집회, 탄핵에 미친 놈들로 몰아가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7일 1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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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서부지법 난입 특임전도사와 통화 파일 확보
전광훈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결정적 역할

경찰이 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와 관련해 전광훈 목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진입로가 통제되어 있다. 2025.08.05 뉴시스
경찰이 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와 관련해 전광훈 목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간 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진입로가 통제되어 있다. 2025.08.05 뉴시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애도) 기간에도 집회하는 놈들은 ‘탄핵에 미친 놈들’이라는 식으로 몰고 가자.”

사랑제일교회 이영한 담임목사가 특임전도사로 알려진 이모 씨(구속)에게 지난해 12월 29일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이 씨는 올 1월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로 이달 1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교회는 그간 이 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해 왔지만, 실제로는 담임목사가 선전 전략을 논의할 정도로 긴밀하게 접촉해 왔다는 근거를 경찰이 파악한 것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이 같은 휴대전화 녹취 파일을 확보하고 전광훈 목사 등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들이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 목사 등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이 목사는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자 이 씨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

그러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사) 애도 기간을 선포했잖아요. 애도 기간에 집회를 안 하는 거로 신혜식 대표(유튜브 ‘신의한수’ 운영자)랑 합의해 가지고”라고 말했다. 참사로 형성된 추모 분위기를 집회 전략에 활용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유도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경찰이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7개월 만에 전 목사를 배후로 지목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었던 배경엔 이 씨의 휴대전화 녹취 등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목사의 장모이자 사랑제일교회 전도사인 남모 씨와 이 씨의 관계도 주목했다. 전 목사의 수행비서로 알려진 남 씨는 이번 압수수색에서 피의자로 적시돼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영장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남 씨에게 “신 대표가 2시에 한남동에 와달라고 부탁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되면 지켜야 한다고 해서요” 등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씨가 교회 측의 지시·명령 체계에 속한 채 이 목사, 남 씨 등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게 경찰의 시각이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이 목사는 담임목사로 취임하기 전부터 다른 유튜버와 소통해왔고, 이 씨와의 연락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일 뿐 교회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또 이 씨와 남 씨의 문자메시지에 대해선 “해당 모임은 시민과 유튜버가 자발적으로 모인 자리”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5일 교회 내 전 목사의 사택에서 현금 3500만 원을 압수했다. 전 목사는 해당 돈에 대해 “목회 활동비 등으로 가지고 있던 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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