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희 사돈집의 이우환 그림, 김상민 前검사가 사서 건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4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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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金검사, 2023년 1억에 구입해 김여사 오빠에 전달
김여사 ”金검사 당선 지원을” 창원의창 총선공천 개입 의혹
경선서 컷오픈 된 金검사, 넉달뒤 국정원 법률특보에 임명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유통 과정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상민 전 검사를 구매자로 특정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특검은 김 여사 측이 그림을 건네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지난해 총선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임명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닌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를 둘러싸고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장신구 3종과 금거북이에 이어 그림까지 세 번째 ‘매관매직 의혹’이 불거져 수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이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 작품을 김 전 검사가 구매해 김진우 씨에게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 그림은 2022년 6월 한 대만 경매업체에서 한국인이 낙찰받아 국내로 들여올 당시 3000만 원대에서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가격이 올랐고 김 전 검사가 자신의 지인을 통해 구매했을 당시엔 1억여 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 전 검사가 2023년 초 그림을 구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 측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공천과 공직 임명에 관여한 게 아닌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 전 검사는 통화에서 “김 씨 돈으로 대신 구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 2025.04.11.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동취재) 2025.04.11.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상민 전 검사가 김건희 여사 측에 1억 원대 이우환 화백 그림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특검이 확보하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매관매직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앞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 이어 김 전 검사까지 수사 대상에 추가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 특검, 김 여사 세 번째 ‘매관매직 의혹’ 수사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 장모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800298’ 작품이 공천과 공직 임명 대가로 건네진 금품인지 확인하고 있다.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800298’ 작품
이 화백의 그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가량 지난 2022년 6월경 대만의 한 경매업체에서 한국인 이모 씨에게 약 3000만 원에 낙찰됐다고 한다. 이후 서울 인사동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임모 씨가 재구입해 국내 미술시장에 들여왔다. 특검은 2023년 초 김 전 검사가 자신의 지인을 통해 그림을 구입해 김 여사의 오빠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김 전 검사가 그림값으로 1억여 원을 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그림 구매 시기와 대금 출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 측이 그림을 건네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총선 공천에 개입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확보한 지난해 7~9월 김 여사의 통화 내역에 따르면 김 여사와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3일, 5일 등 2차례 통화했다. 이후 9월 말 김 전 검사는 현직 부장검사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추석 명절 문자메시지를 돌리며 정치 행보를 시작해 논란이 일었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1월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출마를 강행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 김 전 검사가 출마하려던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현역 의원이었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전화해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하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며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은 지난해 2월 18일 오후 10시 30분경 경남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해 2월 18일 오후 5시 2분경 2번에 걸쳐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11분가량 통화했고, 오후 8시 24분에도 1분 38초간 통화한 사실을 파악해 김 여사가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검사는 경남 창원의창에서 경선 배제(컷오프) 된 뒤 4개월 만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은 이 과정에도 김 여사나 윤 전 대통령이 관여한 게 아닌지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 김건희 “위작 많아 안사”…특검은 진품감정서 확보


김 여사는 조사 과정에서 이 화백의 그림에 대해 “이 화백 작품은 위작이 많지 않느냐. 난 그래서 사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특검은 압수수색 당시 이 그림의 진품감정서도 함께 확보해 위조 여부를 확인한 뒤 진품이라고 보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가 그림을 장모 집에 옮겨놓은 게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였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 씨는 자신의 집에 있던 그림을 지난달 16일 장모 집으로 옮겼고, 이 장면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그림을 옮기기 이틀 전인 지난달 14일 특검은 김건희 일가가 연루된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 일가 자택 등을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김 씨는 특검 조사에서 그림의 출처 등을 묻는 질문에 모두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 씨가 그림을 왜 옮겼는지,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관여했는지 등도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특검은 조만간 김 전 검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검사는 통화에서 “김 여사와는 무관한 것”이라며 “원래부터 친분이 있던 김 씨로부터 그림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김 씨에게 현금을 받은 뒤 그대로 전달만 해줬다. 김 씨 대신 구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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