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방 호스피스 태부족에 ‘원정 임종’ 떠나는 노인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5일 01시 40분


‘가정형’ 이용자 56%가 수도권
“전국 어디서든 같은 서비스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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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으로 3년간 투병해 온 최모 씨(59)가 지난달 초 연명의료를 중단하자 가족들은 의료진이 집을 찾는 ‘가정형 호스피스’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거주지인 충북 음성군엔 호스피스 기관 자체가 없었고, 충북에서 유일하게 가정형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충북대병원은 포화 상태라 더 이상 환자를 받지 않았다. 최 씨는 결국 지난달 중순 충주의료원에 입원해 9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딸 김정아(가명·29) 씨는 “집에서 가족과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 하셨던 엄마의 소원을 들어 드리지 못해 속상하다”며 “지방에도 익숙한 자택에서 호스피스를 받으며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방의 임종기 환자들은 열악한 호스피스 인프라 탓에 인근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원정 임종’을 떠나고 있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형 호스피스를 이용한 2462명 가운데 55.7%(1372명)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호스피스를 받았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사망자의 58.8%가 비수도권에서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지방일수록 ‘내 집에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심재용 강남세브란스병원 완화의료센터장은 “지방엔 노인 인구 비중이 40%를 넘긴 곳이 많은데 호스피스 접근성은 더 떨어진다”며 “전국 어디서든 누구나 똑같은 생애 말기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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