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재판장, 구영배 측에 “재판 지연 마라” 지적

구영배 등 3명, 증거기록 열람 신청 안 해
재판장 “열람 신청 등 기본적인 것 해놔야”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혐의를 받는 구영배(왼쪽부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18 뉴시스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촉발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첫 재판에서 재판장이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는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22일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 등 10명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들의 법정 출석 의무는 없으나, 류화현 대표는 출석했다.

검찰은 피고인 10명 중 구 대표 등 3명이 증거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가 공소 제기 후 보관 중인 서류와 물건을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다.

구 대표 측 변호인이 공판 단계에서의 변호인 수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자, 재판장은 “현재 수임한 상태이고 기소가 12월에 됐다”며 “열람·복사 신청은 해 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해서 시간을 지연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본적인 것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 증인으로 60~70명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2차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3월18일로 지정하고 차회 기일에서는 혐의 인정 여부를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구 대표 측을 향해 “변호인 선임 문제로 기다려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핵심 피고인인데 본인 때문에 소송이 늦어지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구 대표는 류광진·류화현 대표 등과 공모해 1조8500억원 상당의 티몬·위메프 판매자 정산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인수대금 명목으로 티몬·위메프 상품권 정산대금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큐텐그룹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법인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합계 727억1000만원원 상당의 할인 비용 등 각종 비용을 부담시켜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가 PG(전자결제대행) 겸영 이커머스 업체로서 셀러들에게 우선 지급해야 할 정산대금을 일시 보관하는 지위에 있음을 악용해 이들 회사의 정산용 보유 자금을 개인 금고처럼 큐텐그룹 등으로 유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싱가포르 및 국내 법적 제재 회피를 위한 계획적 자금 유출을 진행하고, 돌려막기 운영 방식의 한계로 정산불능 상태가 됐음에도 진정한 피해회복 의사가 없다고 봤다.

검찰은 큐텐과 티몬, 위메프가 금융감독원에 허위로 보고하고 언론 등에 대한 허위 해명을 통해 재정상황을 은폐해 피해규모가 확산됐다고 보고 있다.

구 대표 등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미정산 사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