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사진)가 서울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직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선 “증거 인멸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11시경 명 씨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치고 인근 음식점에서 윤 의원을 만났다고 한다. 명 씨 측은 이 자리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안쓰럽다” 등의 개인적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부정청탁 혐의와 관련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윤 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저녁 자리에 동석한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2022년 5월 9일 윤 전 대통령은 명 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이 4선 의원에다가 뭐, 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주지 뭘 그러냐. 하여튼 (윤)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얘기를 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명 씨와 윤 의원의 회동에 대해 ‘말 맞추기’ 논란도 일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1일 입장문에서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 씨와 윤 의원 두 사람의 만남은 부적절하다”며 “도대체 이들은 무엇을 위해 만났고,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인지 국민들께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만남에 대해 명 씨의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명 씨의 요청으로 윤 의원이 들른 것”이라며 증거인멸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9, 30일 이틀간 명 씨를 조사하며 오 시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여러 증거 자료를 제시했다고 한다. 해당 자료에는 오 시장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에는 오 시장이 명 씨와의 만남을 전제로 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명 씨는 지난달 30일 검찰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본인들(오 시장 측)이 부인했던 것에 대한 반박 증거 자료가 나온 것을 검찰에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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