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사망자 14%, 골든타임 내 조치했으면 살릴 수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일 13시 30분


코멘트

지역별로 2배 이상 편차 커…주요 원인 출혈

전남 목포 한국병원 권역외상센터. 목포=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한국의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지역별로 2배 이상 편차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막을 수 있는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 권역외상센터의 만성적인 외상외과 전문의 인력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등이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한 ‘한국의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 추세: 외상 시스템 성과에 대한 후속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전국 평균 13.9%로 나타났다. 예방할 수 있는 외상 사망률은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중 적절한 시간 내 적정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비율을 뜻한다.

연구진은 국가 응급 진료 정보망에 등록된 외상으로 인한 사망자 929명을 표본 추출해 분석했다.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67.8세였으며 55세 이상이 80.7%에 달했다. 남성이 64.3%, 여성이 35.7%였다. 사고 유형은 98.6%가 둔상이었으며 병원 도착 전 사망한 경우가 20.4%, 병원 입원 후 사망이 53.2%, 병원 간 전원 후 사망이 20.4%를 차지했다.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첫 조사였던 2015년 30.5%를 기록한 데 이어 2017년 19.9%, 2019년 15.7%로 꾸준히 감소했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아직 2배 이상의 격차가 발생했다. 2021년 기준 5개 권역 중에서는 인천·경기가 10.2%로 가장 낮았으며, 서울은 12.4%로 수도권은 전체 권역 중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광주·전라·제주는 21.1%에 달했으며 대전·충청·강원은 15.8%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외상외과 전문의의 부족, 외상 진료의 품질관리 체계 미비, 외상 등록체계 활용 부족, 포괄적인 외상 진료 체계의 부재 등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대부분의 국내 권역외상센터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외상외과 전문의 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해당 권역의 모든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도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 사례 중 병원 단계에서 발생한 경우가 많았고, 주요 원인은 출혈이었다”며 “인력 부족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으며, 외상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권역외상센터#외상외과#병원#지역별#편차#인력 부족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