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 아기가 장난감 자석을 삼킨 뒤 장에 구멍이 생겨 긴급 수술을 받았다. 자석은 소장을 손상시킨 상태였다. 수술을 통해 A군의 장에서 제거된 자석 33개. 출처- 건양대학교병원 제공
23개월 된 남자아기가 자석 33개를 삼켜 장에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는 즉각적인 응급 수술을 받고 현재 안정적으로 회복 중이다.
18일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23개월 된 A군이 연신 기침을 하며 장난감을 손에 쥔 채 안절부절못하자 보호자는 이상함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복부 X-ray와 CT 촬영을 통해 A군의 소장 내에 엉켜 있는 자석 33개를 발견했다.
자석은 장기 내부에서 서로 끌어당기며 장을 압박해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의료진은 장에 구멍(누공)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즉시 응급 수술에 돌입했다.
■ 33개 자석에 소장 구멍 생겨…응급 수술
수술 결과, 자석 33개가 소장의 서로 다른 부위에 강하게 붙어 있었으며, 그 사이에 낀 장기가 심하게 손상돼 실제로 누공이 생긴 상태였다.
의료진은 손상 부위 약 10㎝를 절제한 뒤, 구멍 부위를 봉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마쳤다. 병원 측은 “현재 A군은 회복 중이며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A군은 자석을 하루에 모두 삼킨 것이 아니라 며칠에 걸쳐 여러 차례 나눠 삼킨 것으로 추정된다.
■ 이물질 삼킴 사고, 유아기 집중… 가장 위험한 ‘완구’
1~3세 유아는 모든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특성 때문에 이물질을 삼키거나 흡입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의 2023년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이물질 삼킴 및 흡인 사고는 매년 약 2000건 발생했고, 그중 82.2%는 1~6세 유아기에 집중돼 있다. 사고 원인 중에서는 ‘완구’가 46.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걸음마기 아동(1~3세)은 어금니보다 앞니가 먼저 자라 이물질을 잘게 부수지 못하고 그대로 삼키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음식물을 삼키는 근육과 기도를 보호하는 반사 기능이 미숙해 작은 물건이 기도로 넘어갈 경우 질식 위험도 크다.
1~3세 아동은 무엇이든 입에 넣는 습성 때문에 이물질 삼킴이나 흡인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자석, 리튬 건전지, 워터비즈처럼 위험성이 높은 이물질은 장기 손상이나 질식을 유발해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장기 괴사·천공까지…특히 위험한 이물질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물질을 흡입한 경우에도 뚜렷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사고를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가 많다. 일반적인 이물질은 대부분 대변을 통해 자연 배출되지만,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석, 리튬 건전지, 워터비즈처럼 위험성이 높은 이물질은 장기 내에서 괴사, 천공, 화상을 일으킬 수 있어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다. 날카롭거나 뾰족한 형태의 이물질도 장 손상의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어, 공처럼 둥근 모양의 이물질은 손을 집기 어렵고 자칫 더 깊은 곳으로 넘어가 질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직접 제거하려 해선 안 된다.
땅콩 같은 견과류를 코에 집어 넣는 경우도 위험하다.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질식 위험도 동반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작은 부품이 포함된 장난감은 아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제품을 고를 때는 사용 연령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강조한다.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은 “자석을 여러 개 삼킨 경우, 장기 사이에 낀 조직이 눌리거나 괴사하는 일이 많다”며 “리튬 건전지나 워터비즈도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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