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그늘막 밑에 옹기종기
11일 서울 중구 청계천 모전교와 광통교 사이 구간에 설치된 그늘막 아래에 시민들이 모여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폭염 속 청계천을 찾는 시민들을 위해 그늘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이 12일 만에 열대야에서 벗어나는 등 더위 기세가 한층 누그러진 모양새다. 동해안을 중심으로는 반짝 가을 날씨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당분간 낮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라며 “서쪽 지역과 내륙을 중심으로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는 등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가 이어진다. 온열질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10일 밤∼11일 아침 서울은 최저기온 24.6도로 지난달 28일 이후 12일 만에 열대야를 벗어났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경북 포항, 울산 등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는 폭염특보가 해제된 곳이 있다.
한반도에는 현재 동풍이 불어 들어오면서 태백산맥 동쪽 지역에서 비교적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울산과 강원 속초 등은 최고기온이 28도 수준에 그쳤다.
반면 서쪽 지역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여전히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푄 현상’(바람이 산맥을 오르내리며 고온 건조해지는 현상) 영향으로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서울 11일 낮 기온은 다시 35도 내외까지 올랐고, 광주와 전남 곡성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는 36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인천 등에서는 10일 밤에도 열대야가 계속됐다. 제주도는 지난달 30일 이후 11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으로 형성된 ‘이중 열돔’에 갇혀 있다. 13일 기압계가 변동되며 ‘이중 열돔’이 깨지지만, 더위 기세가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와해된 두 고기압 사이로 남쪽에서 열대 수증기가 북상할 전망”이라며 “서풍을 타고도 뜨거운 수증기가 공급된다. 다음 주도 폭염특보 수준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2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5도, 낮 최고기온은 26∼36도로 예보됐다. 이날 늦은 오후부터 저녁 사이 전남북서부에는 곳에 따라 5∼10mm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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