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남편 가정폭력으로 우울증 심해져 이혼하려 하자 양육권을 포기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법률 자문을 구했다.
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4살, 7살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 A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 좋은 사람 평가받던 남편, 결혼하자 돌변
A 씨는 “남편은 누가 봐도 인정하는 대기업에 다니면서 성실하게 자기 경력을 쌓아온 사람”이라며 “처음 만났을 땐 주변 모든 사람이 남편을 보면서 ‘참 좋은 사람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해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혼 이후 남편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고 한다. A 씨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던 그는 승진에 대한 압박이나 대인관계 스트레스를 모두 제게 쏟았다. 폭언은 일상이었고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고 부수는 일도 잦았다”고 전했다.
■ A 씨 “남편 가정폭력으로 우울증 심해져 이혼결심”
A 씨는 “주먹으로 창문이나 방문을 내리치는 남편의 위협적인 모습에 저는 애들을 끌어안고 숨어야 했던 날들이 많았다”며 “심지어 친구들과 룸살롱에 가서 다른 여성들과 어울렸던 이야기를 제게 숨기지도 않았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며 저를 조롱하듯 웃기도 했다”라고 분노했다.
이같은 가정폭력에도 A 씨는 가정을 지키고 싶었다면서도 “아이 둘을 키우며 전업주부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 사회생활 할 자신감도 없었다. 하지만 남편의 폭력과 폭언, 노골적인 무시는 저를 무너뜨렸고 결국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 “정신질환 있으니 엄마자격 없어”…양육권 포기 요구
A 씨가 우울증이 심해지는 느낌을 받고 이혼을 결심하자 남편은 이혼을 허락했다. 하지만 남편은 “당신은 직업도 없고, 정신질환도 있으니 아이들 양육권은 절대 줄 수 없다. 엄마로서 자격이 없다”며 양육권 포기를 요구했다.
이에 A 씨는 “정말 남편 말이 맞는 거냐”며 조언을 구했다.
■ 변호사 “입원치료 할 정도 아니면 양육권 받을 수 있어”
정두리 변호사는 “법원이 친권 및 양육권자를 지정할 때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건 자녀의 복리”라며 “설령 직업이나 재산이 없는 경우라 해도 자녀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법원이 이를 인정한다면 친권과 양육권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그 정도가 매우 심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어도 양육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우울증의 원인이 남편의 외도나 가정폭력, 폭언 등으로 인한 것이었다면 남편과 이혼하는 경우 나아질 가능성이 있어 필요한 치료를 받으면서 자녀의 복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법원도 정신과 진료 자체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남편의 룸살롱 출입이 이혼 귀책 사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증거는 모두 합법적으로 획득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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