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이에서 신축보다 구옥을 리모델링해 쓰는 ‘재생 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비용 절감과 개성 표현, 친환경 효과가 동시에 부각되며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사진=SNS 캡처)
빈집이나 노후 주택을 허물지 않고 다시 활용하는 ‘재생 건축’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비용을 아끼는 차원을 넘어, 집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고 자기 개성을 담으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 “첫째 이유는 가격, 개성은 덤”
MZ세대 사이에서 신축보다 구옥을 리모델링해 쓰는 ‘재생 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비용 절감과 개성 표현, 친환경 효과가 동시에 부각되며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사진=게티이미지)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오래된 주택을 구입해 고쳐 쓰는 과정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늘고 있다. ‘낡은 집 변신기’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구옥은 청년층의 선택지로 떠올랐다.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홍경구 교수는 청년들이 구옥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가격을 들었다.
신축 주택은 소득 수준에 맞추기 어려운 반면, 오래된 집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원하는 스타일로 직접 손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 “재료를 살릴수록 비용도 절약, 멋도 살아”
서울 송파구 가정 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 ‘카프 하우스’ 외관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리모델링에서 비용을 줄이는 핵심은 기존 디자인과 자재를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새로운 재료를 쓰면 공사비가 크게 늘어나지만, 오래된 자재를 활용하면 공사비를 낮출 수 있고 동시에 공간에 ‘시간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
옛 재료가 가진 흔적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그 건물이 겪어온 시간을 현재까지 이어 보여줄 수 있다. 반대로 모두 새 자재로 교체하면 과거의 흔적이 사라진다.
이런 이유로 구옥 리모델링은 비용 절약과 창의적 디자인을 동시에 실현하는 방식으로 꼽힌다.
■ “안전을 위한 구조 보강은 필수”
사진=게티이미지 노후 주택을 고쳐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기둥이나 보와 같은 주요 구조체는 반드시 보강해야 한다.
이 외의 부분은 꼭 필요한 곳만 손보고, 가능한 한 기존의 멋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에너지와 자재 사용을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탄소 배출을 낮추는 효과도 생긴다.
■ “집에서 미술관·카페로도 변신”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변모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캡처) 재생 건축은 주택을 넘어 공공·상업 공간에서도 활용된다.
홍 교수는 런던의 발전소 건물이 미술관으로 변신한 사례를 언급하며, 과거 국군기무사령부 건물이던 자리에 들어선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도 외관을 살려 새 용도로 재탄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도심 창고가 카페로 바뀐 경우처럼, 건물의 흔적을 남기면서도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방식도 있다. 신축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폐자재가 발생하지 않아 환경적으로도 지속 가능하다.
■ “신축의 대안 아닌, 지속 가능한 해법”
사진=게티이미지 리모델링은 단순히 신축 대안의 가치만 있는 게 아니다. 기존 건물을 활용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자재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화석연료와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한다.
홍 교수는 “경제성장률이 낮은 현재 상황에서 건물을 잘 활용하고 재사용하는 일은 중요한 과제”라며 “대도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앞으로는 수선과 고쳐 쓰기가 정책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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