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보배드림 인스타그램
전북 군산에서 한 남성이 도로 빗물 배수구에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무더기로 쏟아 붓는 장면이 포착돼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기록적 폭우로 침수 피해가 이어진 상황에서, 시민 의식 부재가 재난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 “쓰레기 쏟아부은 뒤 억지로 밀어 넣어”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인스타그램에는 군산의 한 동네에서 촬영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남성은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가득 담긴 항아리를 빗물 배수구에 그대로 쏟아 부은 뒤, 잘 들어가지 않자 빗자루로 억지로 밀어 넣었다.
제보에 따르면, 군산은 지난 12일 비가 많이 내려 곳곳이 침수됐는데, 다음날 한 노인이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가득 담긴 항아리를 들고 와 빗물 배수구에 쏟아 부었다.
당시 주변에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쓰레기를 배수구에 집어넣는 모습을 이어갔다.
누리꾼들은 “기가 차다”, “청소하는 줄 알았다가 충격”, “그 노력으로 쓰레기봉투에 버리지”라며 비난했다. 일부는 “저길 맨손으로 청소하는 사람이 있다”, “금융치료(벌금)만이 답”이라는 반응을 남겼다.
출처=보배드림 인스타그램
■ 군산, 잇단 기록적 폭우에 침수 피해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군산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수송동에서는 하수구가 막혀 도로가 침수됐고, 삼학동의 한 주택 지하 창고에도 물이 차올랐다.
앞서 지난주에는 시간당 152㎜의 ‘극한 호우’로 군산이 기상 관측 이래 최대 강우량을 기록한 바 있다. 불과 며칠 만에 또다시 물난리를 겪으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 배수구 3분의 2 막히면 침수 속도 3배 빨라져
쓰레기를 도로에 투척하는 행위는 집중 호우가 발생했을 때 침수 피해를 키우는 주요 원인이 된다. 2022년 서울 강남과 울산, 광주, 대전에서 발생한 침수 사고 당시 빗물받이에서는 플라스틱 병, 비닐봉지, 담배꽁초 등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모의실험에 따르면 시간당 100㎜ 호우 상황에서 빗물받이가 쓰레기로 막히면 역류 현상이 일어나 침수가 3배 빨리 진행된다. 특히 배수구가 3분의 2가량 막히면 침수 면적이 3배 넓어지고, 수위는 2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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