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장수술 수련병원 89곳중 68곳, 수련 전공의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5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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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문의 30∼40명 감소 불가피”

심장 수술을 시행하는 전국 수련병원 4곳 중 3곳은 심장혈관흉부외과 레지던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47개 상급종합 중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수련 중인 곳도 44.7%(21곳)에 불과했다. 의정 갈등 여파로 지방을 중심으로 흉부외과 레지던트 상당수가 복귀하지 않거나 수련을 포기한 것에 따른 여파다.

25일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에 따르면 이달 초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복귀 후 수련 중인 흉부외과 레지던트는 68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2월 107명에서 39명(36.4%)이 줄었다. 연차별로는 4년 차 14명, 3년 차 12명, 2년 차 22명, 1년 차 20명으로 집계됐다.

지방 수련병원은 수련 명맥이 끊길 위기다. 대구·경북은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의정 갈등 전 10명에서 현재 3명으로 급감했다. 부산·울산·경남도 8명에서 3명, 광주·전남도 3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강원과 충북, 제주는 의정 갈등 전후 모두 흉부외과 레지던트가 한 명도 없다.

심장 수술을 하는 전국 수련병원 89곳 중 전공의가 있는 곳은 21곳(23.6%)에 그쳤다. 의정 갈등 전 28곳에서 7곳이 줄었다. 국립대병원 17곳(분원 포함) 중 흉부외과 전공의가 수련 중인 곳은 9곳(52.9%)에 불과했다. 거점병원 역할을 해야 할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마저 흉부외과 수련 기능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련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려면 각 연차가 촘촘히 있어야 한다. 연차별 역할도 다르다. 그러나 레지던트가 2개 년차 이상 수련받는 병원은 의정 갈등 전 14곳에서 전공의 복귀 후로는 9곳으로 줄었다. 수도권 6곳, 부울경 1곳, 대전·충남 2곳이다. 나머지 수련병원은 전공의가 1명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의석 강북삼성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1인 전공의 병원은 야간이나 응급 수술 교육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향후 전문의 수 감소도 가팔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흉부외과는 지원자 감소로 인해 2022년부터 은퇴 전문의가 신규 전문의보다 많아져 전문의 수가 순감 중이었다. 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20~30명 수준이던 은퇴 전문의 수는 2026년 54명, 2027년 56명 등 향후 4년 동안 222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수련 중인 레지던트들이 모두 전문의를 취득해도 같은 기간 전문의 배출은 68명에 그친다. 매년 30~40명씩 전문의가 급감하는 셈이다.

흉부외과학회는 “이 추세대로라면 지역 거점 심혈관센터와 폐암 수술 등 중증·응급진료가 붕괴돼 환자 사망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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