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먹다보면 봄이 온다네” 댓글 2000개가 낙담 청년 구했다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12월 12일 08시 00분


스레드 갈무리
스레드 갈무리
부모를 잃고 누나까지 떠나보낸 20대 청년이 극단적인 글을 올렸다가, 수천 명의 누리꾼들이 보낸 응원과 신고로 구조됐다. 청년은 경찰과 상담 후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며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10일 A 씨(27)는 자신의 SNS에 “엄마 아빠 오늘 보러 가겠다. 올해까진 버티려 했는데 도저히 안될 거 같다. 큰 누나에게 미안하다“라며 절망이 묻어나는 글을 올렸다. 그의 계정에는 부모와 작은 누나의 죽음 이후 이어온 시간이 얼마나 고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글들이 있었다.

● 하루 만에 위로 댓글 2000개

이 글이 퍼지자 그의 SNS에는 따뜻한 말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하루 만에 2000개가 넘는 댓글이 쌓였고,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청년에게 위로를 건넸다.

누군가는 “겨울이니까 붕어빵 먼저 먹어보자. 그러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다시 가을이 온다”며 계절을 빌려 마음을 건넸다. 이어 “부모가 아직 오지 말라고 했다”, “부모님이 보내준 사람들이 여기 다 모여 있다”는 위로도 잇따랐다.

“우리집 방 한 칸 내주겠다”

직접 도와주겠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하동에 산다는 누리꾼은 “잠시 머물 방 한 칸을 내어줄 수 있다”고 했다. 아이 셋을 키운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우리 집 와서 하루 이틀만 육아 도와줘 보라. 따뜻한 밥 한 끼 먹고 다시 생각하자”고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과일 가게를 운영한다며 “올해 귤이 정말 맛있다. 같이 먹자”고 손을 내밀었다. 카페를 하는 이는 신메뉴를 택배로 보내겠다며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A 씨가 다른 생각을 떠올리고 다시 일상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소소한 이유들을 하나씩 건넸다.

스레드 갈무리
스레드 갈무리


● 해외에서도 번역기 사용해 온기

국경을 넘나든 위로도 이어졌다. 대만 시민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번역기를 통해 “혹시 대만에 온 적 있냐. 기회가 된다면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곳을 소개해 주겠다”고 적었다. “세상에는 아직 경험 못한 아름다운 것들이 정말 많다”며 따뜻함을 더했다.

한 누리꾼은 경찰에 신고를 진행한 후 직접 A 씨와 연락했다고 밝히며 A 씨가 “현재 집에 안전하게 있다”는 소식을 공유했다.

이후 A씨는 다시 글을 올려 “경찰관분들이 집까지 찾아오셔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고, 병원 입원을 권유하셨다. 상담 후 내일 바로 입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마음을 보탠 이들에게 감사 인사도 남겼다. “오랫동안 혼자였고, 제 삶은 스스로 버티는 것뿐이라 생각했는데 저 하나 때문에 이렇게 많은 분이 걱정해주실 줄 몰랐다. 정말 감사하고, 걱정 끼쳐 죄송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모상실#SNS 위로#누리꾼 도움#정신건강#댓글#위로#용기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