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에 주가조작 선수들 메시지 공개
金에 “싸가지 시스터스” “듣던대로 XX”
재판부 “함께 범행할 의사 없었던 듯”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8일 오후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법원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근거로 주가조작 공범들이 김 여사를 ‘아군’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판결문에 적시한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 김 여사를 ‘싸가지 시스터스’로 불러
127쪽 분량의 김 여사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선수인 민모 씨와 김모 씨는 2011년 4월 6, 7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김 여사에 대해 적대적인 표현을 썼다. 민 씨가 “매수 대기조는 대기만 시켜 놔요?”라고 묻자 김 씨는 “피아가 분명한 팀은 이제 조금씩 사야지. 김건희, OO(또 다른 투자자 이름) 싸가지 시스터스 같은 선수들 말고”라고 답한 것. 1월 경엔 민 씨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거래 수익 정산에 대해 항의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자 김 씨는 “듣던대로 XX이구만”이라고 김 여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당시 이들(주가조작범)에게는 피고인(김 여사)과 함께 시세 조종을 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2012년 9월 12일 다른 주가조작 공범 이모 씨에게 “(주가가) 올라간 건 확실해?” “지금 단가에선 사야겠네”라며 투자 조언을 구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도 “만약 피고인이 (주가조작범과) 공모관계라면 피고인이 이 씨에게 주가 전망을 물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法 “방조 인정돼도 공소시효 지나”
재판부는 김 여사의 방조 혐의에 대해선 “공소장에 담기지 않아 판단하지 않는다”면서도 “방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2차 주가조작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는 유죄로 볼 증거가 없고, 1차 주가조작(2009년 12월 23일~2010년 10월 20일)의 수익 정산이 완료된 시점인 2011년 1월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공소시효가 범죄액 기준 10년 후인 2021년 1월에 완성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특검이 김 여사를 지난해 8월 29일에 기소했기 때문에 면소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결문에 썼다.
지난해 특검 내부에서 벌어졌던 자중지란이 무죄 선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특검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검찰 개혁에 반발한 특검 검사들의 집단 항명 이후 (주가조작 의혹 담당 수사팀이었던) 1팀의 분위기가 유독 어수선했다”며 “이후 팀장마저 교체되면서 수사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가 특검에게 피고인의 혐의를 변경해서 적용하라고 요청한 것과 비교해 김 여사 재판부의 소송 지휘가 소극적이었단 분석도 나온다.
● “국모의 품격 거론하며 선물 지시”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2개의 유무죄가 대가성 여부에 따라 달라지면서 아직 진행 중인 ‘매관매직 의혹’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8일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샤넬 가방 1개에 대해선 선물로, 나머지 1개는 통일교 현안 청탁 대가라고 봤다. 알선수재죄의 핵심인 대가성에 대한 판단에 따라 유무죄를 다르게 판단한 것.
김 여사가 2022년 4월 받은 800만 원짜리 샤넬 가방엔 대가관계가 얽혀 있지 않았다는 게 1심 법원의 판단이다. 이 가방을 받은 후 통일교 측과 나눈 대화에서는 의례적인 당선 축하 인사와 감사 인사만 오갔고, 청탁 관련 내용은 없었다는 이유다. 반면 2022년 8월 받은 가방에 대해선 대가성이 인정됐다. 청탁도 있었고, 김 여사가 이를 알고도 받았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한편 김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1심 판결문에 따르면 한학자 통일교 총재는 2022년 6월말 김 여사 장신구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하고 윤 전 본부장에게 ‘국모의 위상’, ‘국모의 품격’을 언급하며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선물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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