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화에…FIFA, 레드카드 美선수 출전정지 철회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6일 06시 57분


[샌타클래라=AP/뉴시스] 미국의 폴라린 발로건이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경기 전반 45분 선제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샌타클래라=AP/뉴시스] 미국의 폴라린 발로건이 1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경기 전반 45분 선제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한 통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레드 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미국 축가 국가대표팀 ‘에이스’의 출전 정지 징계가 해제됐다. 미국과의 16강전을 앞둔 벨기에는 “월드컵 역사상 이런 결정은 처음인 것 같다”며 크게 반발했다.

5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미국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월드컵 32강전 직후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출장정지 처분을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발로건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수비 선수의 오른쪽 발목을 밟아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레드 카드를 받은 선수는 자동적으로 한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다. 이에 따라 발로건은 16강전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런데 돌연 FIFA는 이날 발로건에게 내려진 한 경기 출전정지 처분의 집행을 1년 유예한다고 미국 축구협회에 통보했다. 징계 자체는 유지하되 출장정지 집행을 1년간 유예한다는 내용이었다. FIFA는 징계규정 27조를 근거로 들었는데, 해당 조항은 징계 집행을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FIFA가 이 조항을 적용해 출전 정지 선수의 징계를 유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FIFA는 지난해 11월 월드컵 예선전에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퇴장 당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내려진 3경기 출장 정지 징계 중 마지막 두 경기를 연기했다.

하지만 토너먼트에 돌입한 선수를 구제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1962년 준결승전에서 퇴장당한 브라질의 한 선수가 이 조항 덕분에 칠레와의 결승전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이 유일하다. 뉴욕타임스(NYT)도 1962년 이후 64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FIFA의 결정 직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옳은 일을 하고 큰 불의를 바로잡아준 FIFA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 이뤄진 일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AP통신은 익명의 관계자 발언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32강전) 경기 후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레드카드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NYT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이후 FIFA가 예외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벨기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루디 가르시아는 급기야 FIFA를 조롱하고 나섰다. 그는 “7월 5일이 유럽 시간으로 4월 1일(만우절)인 줄 몰랐다”며 “월드컵 역사상 이런 결정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성명을 통해 “스포츠의 기본 원칙인 페어플레이를 지키기 위해 모든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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