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도파민 천국’ 플랫폼이 돈을 버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4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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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스 콜/크리스 헤이즈 지음·박유현 옮김/424쪽·1만9800원·사회평론


2022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40억 달러(약 60조7000억 원)에 X(옛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과도한 금액을 지불했다”는 비판과 “X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긍정이 부딪쳤다. 저자에 따르면 머스크는 인간의 관심을 붙잡아 플랫폼 안에 가둬 둘 수 있는 소셜미디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주의력 자본주의’의 속성을 간파한 인물이다. 머스크의 이러한 결단은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인간의 주의력을 노동력처럼 사고파는 현대 사회를 ‘주의력 시대(Attention Age)’로 명명한 저자는 글로벌 빅테크, 미디어 기업이 인간의 주의력을 어떻게 상품화하는지 분석했다. 미국 정치 평론가이자 MSNBC 뉴스 앵커인 저자는 “글로벌 기업이 정교한 기술로 우리의 주의력을 사고팔며 세계 경제, 정치, 미디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의 주의력은 오늘날 더없이 소중한 자원이 됐다.

돌이켜 보면, 19세기 산업혁명의 산물로 ‘지루함’ ‘무료함’이 탄생했다. 공장에서 반복된 단순작업에 인간이 점차 익숙해짐에 따라 마치 “심리적 죽음”과도 같은 지루함이 만들어졌다. 그 틈을 TV, 라디오가 파고들었는데 인간이 더 강하고 빠른 자극을 원하면서 주의력은 디지털 시장으로 넘어갔다. 스마트폰과 최첨단 방송 기술이 널리 퍼진 현대에는 주의력을 차지하려는 전쟁이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테크 기업은 사용자가 머무르는 시간에 값을 매겨 이를 광고주에게 판매하고, 인플루언서는 자신이 받은 타인의 관심(주의력)을 현금으로 전환해 부를 축적한다.

저자는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한다. 주의력만 끌면 돈이 따라온다고 믿으면서 정작 모두가 꼭 챙겨야 할 가치, 정보에 대해선 무뎌진다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주의력 사냥’에선 성공했을지 몰라도, 이를 교묘히 이용해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인물이라고 비판한다.

다수 매체에 무방비로 노출된 오늘날, 저자의 분석은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이미 우리가 주의력 시대를 주도하는 플랫폼에 너무나 길들여진 탓일까. 저자는 “주의력에 통제권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하지만, 그게 가능할지는 갸우뚱거려진다.

#X#트위터#주의력 자본주의#글로벌 빅테크#주의력 시대#디지털 시장#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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