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인기에”…틱톡서 일제의 조선 호랑이 사냥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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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고 한국 호랑이 사냥 역사를 알게 됐다는 해외 틱톡 영상. [@merajorphosis 틱톡 캡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고 한국 호랑이 사냥 역사를 알게 됐다는 해외 틱톡 영상. [@merajorphosis 틱톡 캡처]
한국 전통과 K팝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 인기가, 일제강점기 일본이 조선 호랑이를 조직적으로 사냥한 사실까지 환기시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은 일본 소니그룹 산하 미국 자회사인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에 참여했다.

■ 왜 틱톡에서 ‘일제 호랑이 사냥’이 화제가 됐나

26만 팔로워를 보유한 한 해외 틱톡커는 “케데헌을 보다가 호랑이 역사를 찾아봤는데, 일본이 한국의 호랑이를 모두 없애버렸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조회 수 120만 회를 돌파하며 18만 개 이상의 ‘좋아요’와 2000여 개 댓글을 기록했다. 댓글에는 일본의 전쟁 범죄를 함께 거론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문화의 힘을 실감했다” “찾아보고 알려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고, “일본 회사 산하 스튜디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일본을 비판하는 역사를 불러왔다”는 아이러니한 지적도 나왔다.

영상에 대한 댓글 반응. 왼쪽은 일본의 전쟁 범죄 등을 지적한 해외 네티즌 반응, 오른쪽은 ‘순기능’ ‘문화의 힘’이라고 평가한 한국 네티즌 반응. [온라인 캡처]
영상에 대한 댓글 반응. 왼쪽은 일본의 전쟁 범죄 등을 지적한 해외 네티즌 반응, 오른쪽은 ‘순기능’ ‘문화의 힘’이라고 평가한 한국 네티즌 반응. [온라인 캡처]


■ 1917년 ‘정호군’ 기록… 단순한 사냥이 아니었다

1917년, 일본 사업가 야마모토 다다사부로는 민간 사냥대 ‘정호군(征虎軍)’을 조직해 조선 호랑이 토벌에 나섰다. 그는 저서 정호기(征虎記)를 출간하며 조선에서의 사냥 경험을 기록했고, 당시 매일신보에도 관련 보도가 실렸다.

한국외대 이은경 연구자는 국제 학술지 논문에서 “호랑이는 한국에서 일본 제국에 맞서는 상징 동물이었다”설명한다.

또한 신진숙 동아시아문화연구원은 야마모토 다다사부로가 주도한 호랑이 사냥을 “제국과 자본의 힘을 동시에 전시하는 정치적 기획이자, 일본 자본가를 용맹한 무사와 동일시하려는 상징적 욕망이 결합한 사건”으로 평가했다.

이를 토대로 학계 일각에서는 호랑이 사냥을 단순한 유해 동물 구제가 아니라 정치적 성격을 띤 식민지 기획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 루미와 호랑이 캐릭터 더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 루미와 호랑이 캐릭터 더피.

■ 소니픽처스 왜 주목받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Sony Pictures Animation)이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배급했다.

이 스튜디오는 일본 소니그룹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자회사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시리즈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일본 기업 산하 스튜디오가 만든 콘텐츠가 일본의 과거사를 비판하게 된 셈”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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