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적용한 AICC 솔루션 보니
AI가 적절한 답변 실시간 추천
상담 내용 요약 및 정리까지
29일 서울 중구 KT중앙센터에서 한 상담원이 고객 문의 전화에 응대하고 있다. KT 제공
29일 오후 서울 중구 KT중앙센터. 고객 문의 전화를 받은 상담원 A 씨가 “반갑습니다”라며 말문을 열자 A 씨 앞에 놓인 모니터 화면에 곧바로 ‘반갑습니다’라는 텍스트가 떴다. 이어 A 씨와 고객 간 오가는 대화들이 카카오톡 대화처럼 말풍선 모양 안에 텍스트로 실시간 자동 입력됐다.
상담 중 고객이 “가입한 부가서비스 중에 VVIP 디비 상품 해지가 가능할까요?”라고 질문한 음성이 텍스트로 변환되자 A 씨는 마우스로 해당 말풍선과 함께 ‘지식추천’ 버튼을 클릭했다. 이어 모니터에는 A 씨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해당 상품 해제 가능 여부에 대한 답변이 자동으로 떴다. 상담이 종료된 후에는 상담 이력란에 상담 내용도 자동으로 기재됐다.
A 씨의 업무를 도운 것은 KT의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CC) 솔루션이다. 이 AICC는 상담원이 고객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문의 내용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실시간으로 추천하고, 상담이 끝나면 상담 내용 요약 및 분류 등의 업무를 자동화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AI. KT는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믿:음’을 AICC 솔루션에 적용해오고 있는데, 믿:음이 사전에 풍부한 어휘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 적은 양의 상담 데이터만으로도 효과적으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T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AICC 솔루션을 사용하면서 고객센터 직원 1명이 고객 1명을 상담할 때 소요되는 상담시간이 평균 ‘5초’ 단축됐다. 특히 상담사가 상담 결과를 직접 정리하고 보완하는 데 드는 시간이 기존에는 업무의 약 40%를 차지했지만 AICC로 자동 요약과 분류가 가능해지면서 AICC 도입 후 해당 업무 비중이 3% 이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고객에게 안내해야 할 정보들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상담이 끝난 뒤에 직접 정리해야 했던 상담 내용이 금방 자동으로 입력돼 업무 효율이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KT는 올해 하반기부터 고객 상담 전반에 믿:음 2.0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또 금융, 공공, 의료 등 다양한 기업 간 거래(B2B)·기업 대 정부 간 거래(B2G) 고객을 대상으로 믿:음을 비롯한 AI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고객센터 디지털 전환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AICC는 KT뿐 아니라 AI 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AI 기술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는 영역인 데다 고객과 접점이 있는 기업 및 기관이라면 고객센터를 갖추고 있기에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AI 라우팅봇 △AI 어시스턴트 △AI 오토 QA △AI 트레이닝봇 등으로 AICC 솔루션을 구성했다. AI 라우팅봇은 AI가 고객 문의 내용을 파악해 AI 음성봇, 보이는 ARS 등 적합한 채널로 전달해 콜 폭주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고객을 응대할 수 있다. AI 어시스턴트는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전사하고 맥락을 분석해 적절한 지식 문서를 추천해준다. AI 오토 QA는 응대 현황 파악과 고객 만족도 평가를, AI 트레이닝봇은 신입 상담사에게 상담 환경을 미리 체험하도록 한다.
LG유플러스도 최근 오픈AI와 협력해 AICC를 개발하기로 했다. LG AI 연구원의 인공지능 모델 ‘엑사원’의 한국어 및 도메인 특화 역량을 음성인식(STT), 요약 등 상담 서비스의 핵심 영역에 적용하고, 오픈AI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 목적과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모델 조합을 제공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AICC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 중 정식 출시해 B2B AI 사업 확장 기반을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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