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후보 15명, 前정부와 비교
6명서 절반으로, 백인 일색 내각… 아시아계-원주민 단 한명도 없어
“미국인 42%는 非백인, 반영 안돼”… 국방장관 후보 45세, 26살 어려져
41세 부통령 역대 3번째 젊은피… 백악관 대변인 28세 역대 최연소
“‘젊은 피’는 늘었지만 다양성은 퇴색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장관직 후보자 15명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장관 15명을 비교한 결과, 나이는 젊어졌지만 비(非)백인의 비중이 절반으로 줄어든 ‘백인 일색’ 내각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계, 아메리카 원주민 장관이 단 한 명도 없어 인종적 다양성이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비백인 유권자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정작 내각 구성에서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20년 인구 통계 기준 미국인의 42.2%가 비백인이다.
● 28세 대변인, 41세 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15명의 평균 연령은 59.5세다. 바이든 행정부 때 재임했던 장관 15명의 평균 연령(62.9세)보다 3.4세 어리다.
특히 핵심 부처 장관의 나이가 대폭 젊어졌다. 로이드 오스틴 전 국방장관은 71세지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는 스물여섯 살이나 어린 45세에 불과하다. 토니 블링컨 전 국무장관(62)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54),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78)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63)의 나이 차 역시 상당하다.
부통령, 백악관의 주요 참모 또한 대폭 젊어졌다.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57세인 2021년 취임했다. 반면 J D 밴스 부통령은 41세로 미 역대 부통령 중 3번째로 젊다. 그보다 젊은 부통령은 1857년 취임한 존 브레킨리지 전 부통령(당시 36세), 1953년 취임한 리처드 닉슨 전 부통령(당시 40세)뿐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후보자(28)는 역대 최연소 대변인이다. 이 외 비벡 라마스와미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40),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후보자(45),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자(46) 등도 대표적인 ‘젊은 피’로 꼽힌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2기의 부통령, 백악관 비서실장, 국무 국방 재무 법무장관 후보자 6명의 평균 연령은 54.1세다. 취임 당시를 기준으로 할 때 1989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당시 51.5세) 이후 가장 낮고 트럼프 1기 행정부(당시 59.2세)보다도 젊다.
● 다양성은 후퇴
인종 다양성은 후퇴했다. 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의 인종 구성은 △백인 12명 △라틴계 2명(루비오 국무, 로리 차베즈더리머 노동) △흑인 1명(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으로 비백인이 3명(20%)에 불과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때도 장관 15명 중 비백인이 3명이었는데 그때와 동일한 수치다.
이는 내각 구성원의 다양성과 성평등을 중시한 바이든 행정부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장관 15명 중 총 6명(40%)이 비백인이다. 라틴계 3명, 흑인·아시아계·아메리카 원주민이 각 1명씩 포함됐다.
특히 오스틴 전 장관은 최초의 흑인 국방장관, 데브 할런드 전 내무장관은 최초의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장관은 최초의 라틴계 국토안보장관이다. 또 옐런 전 장관은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다.
이전 행정부와 비교해도 트럼프 2기의 인종 다양성은 약하다. 빌 클린턴 1기 행정부의 비백인 장관 비율은 50%였다. 조지 W 부시 1기 행정부(42.8%), 버락 오바마 1기 행정부(46.6%)도 40%대를 넘었다. 트럼프 행정부만 1, 2기 모두 20%에 불과하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과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을 발탁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 후보자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해당 직책에 기용된 최초의 여성이다. 루비오 장관 후보자는 최초의 라틴계 국무장관이다.
● 대중(對中) 강경파 일색
내각에 대(對)중국 강경파가 대거 포진했으며 이들이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강경한 중국 견제 의사를 강조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루비오 후보자는 15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이 초강대국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미국에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쳤으며 해킹을 했고 훔쳤다(lied, cheated, hacked and stolen)”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베센트 후보자 역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이 자국의 경기침체를 과잉 생산 및 헐값 수출로 해결하려 한다며 “중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불균형한 경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헤그세스 후보자 또한 “인도태평양에서 중국공산당의 공세를 억지하기 위해 파트너 및 동맹국과 함께 일하겠다”고 했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 후보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산업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중국에만 좋은 일을 시켜준다”며 취임 후 폐지 의사를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주요 광물이 대부분 중국산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그리어 후보자 또한 오래전부터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무역 흑자를 거두고 있다며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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