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스 등에 원단 수출하는 阿 레소토… “트럼프 50% 관세땐 파산, 선처를”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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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액, GDP의 10%이상 차지
“10% 이상 관세땐 섬유기업 문닫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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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소국 레소토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올해 4월 부과하겠다고 밝힌 50% 상호관세율로 파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레소토 면적은 대한민국의 약 3분의 1인 3만 ㎢이며, 인구는 약 220만 명이다. 2023년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110달러(약 153만 원)로 세계 169위에 불과하다. 청년 실업률이 48%에 달할 정도로 경제 상황 또한 어렵다.

모케티 셸릴레 레소토 무역장관은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에 “10% 이하의 관세율을 적용해주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 이상의 관세가 적용되면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자국 섬유기업 대부분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소토의 지난해 대(對)미국 수출액은 2억3700만 달러(약 3300억 원)이다. GDP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리바이스, 캘빈클라인 등 미국 인기 의류 브랜드에 들어가는 섬유 제품을 수출한다. 2000년 조지 부시 전 미국 행정부가 도입한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에 따라 25년간 무관세 수출 혜택을 받아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를 연장해주지 않고 고율 관세를 물릴 뜻을 밝힌 것이다.

셸릴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관련 업계에서 대량 해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FT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직접적인 악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논평했다. 아프리카 전문 국제 컨설팅기업 ‘튤립컨설팅’의 콜레트 판데르펜 대표 또한 “레소토의 대미국 무역흑자는 미국 전체 무역적자의 약 0.02%만을 차지하는데 50%의 상호 관세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3월 미 의회 연설 때도 레소토를 “아무도 모를 나라”라고 폄훼해 비판받았다. 당시 그는 자신이 삭감한 대외 원조 예산을 열거하면서 과거 행정부가 레소토에 지원한 것이 “충격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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