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 트럼프 17%P 앞섰던 지역
민주 표 31%P 급증에 공화 위기감… 텍사스 연방하원 보궐선거도 패배
WSJ “강제추방이 역효과 초래”
트럼프 “난 관련 없어” 책임론 차단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제9선거구(태런트 카운티·댈러스 인근)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집권 여당인 공화당 후보에게 14%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이곳은 앞서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17%포인트 차로 누른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이번 선거에서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표가 2024년 대선보다 31%포인트나 급증한 것. 민주당은 같은 날 실시된 텍사스주 연방하원 제18선거구(휴스턴 도심) 보궐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9개월 앞두고, 안방이자 텃밭으로 여겨진 텍사스주에서 민주당이 약진한 것이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해 치러진 조지아주 주 하원의원 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뉴욕시장·버지니아 및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모두 민주당에 자리를 내줬다. 지방선거 패배가 잇따르면서 백악관과 공화당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댄 패트릭 텍사스주 부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텍사스 전역의 공화당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논란을 일으킨 불법 이민자 단속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공화당 패배 원인으로 강경한 이민 단속을 꼽으며 “이번 선거는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요원에 의한 두 건의 사망 사건 직후 치러져 공화당에는 최악의 타이밍이었다”고 진단했다. 또 “스티븐 밀러(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강경 이민 정책 주도)의 대규모 강제 추방 전략이 여론에서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 공화당 지도부까지 나섰지만 또 참패
승리한 민주 후보는 감사 인사 하루 전 집권 공화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의 제9선거구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테일러 러메트가 승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큰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텍사스주 제18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의 흑인 후보 크리스천 메네피가 승리했다. 휴스턴=AP 뉴시스이번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테일러 러메트는 지역 노동조합 지도자 출신으로, 기업가 출신인 공화당의 리 웜즈갠스 후보를 14%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텍사스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다. 주정부와 주의회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특히 9선거구는 확실한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여겨졌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방심한 것도 아니었다. 공화당 지도부는 웜즈갠스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에 나섰다. 패트릭 부지사는 선거에 앞서 “안심하기엔 너무 박빙”이라고 강조하며 막판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선거 직전 웜즈갠스 후보를 성공한 기업가로 추켜세우며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선거는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어려움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졌다”며 양당 지도부가 면밀히 지켜봤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선거에서 완패하자 공화당 내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친트럼프 성향 폭스뉴스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반발하고 있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같은 날 선거가 치러진 텍사스주 연방하원 18선거구 보궐선거에서도 크리스천 메네피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18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이번 결과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연방하원 의석수 차는 4석으로 줄게 됐다. 공화당으로선 당장 하원 다수당 지위까지 위태로워진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자신감을 더해가고 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은 “오늘 밤의 결과는 어떤 공화당 의석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자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은 이번 텍사스 선거를 포함해 앞선 선거들에서의 잇단 승리로 중간선거를 낙관하고 있다”고 했다.
● 트럼프 “난 아무 관련 없어” 책임 회피
위기 처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캠프스프링스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캠프스프링스=AP 뉴시스트럼프 대통령은 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선거 패배와 관련해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있다”며 “안타깝지만 난 그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자신의 책임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0%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인 데 이어 보궐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잇단 고배를 마신 만큼 백악관의 초조함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지난달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중간선거에서 지면 내가 탄핵당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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