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웨이팡시 주청 동물원에서 직원이 새끼 호랑이를 분무기와 손으로 억지로 세워 사진을 찍게 한 영상이 공개됐다. 동물원은 안전 문제로 이벤트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진=SNS)
중국 산둥성 웨이팡시의 한 동물원에서 직원이 새끼 호랑이를 억지로 일으켜 관람객과 사진을 찍게 하는 장면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물을 뿌리거나 머리를 치는 모습까지 영상으로 퍼지며 동물 학대 논란이 확산됐다.
■ 물 뿌리고 머리 쳐 억지로 일으켜
9일 텐센트뉴스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주청 동물원 직원은 지쳐 바닥에 엎드린 새끼 호랑이에게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손으로 머리를 쳐 억지로 일으켰다. 이후 관람객과 사진을 찍도록 강요했다.
논란은 한 시민이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제보자는 “호랑이가 이렇게 다뤄지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며 분노를 전했다.
당시 동물원은 30위안(약 5500원)을 내면 새끼 호랑이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유료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직원이 호랑이를 발로 차거나 막대기로 위협하는 장면도 확인됐다.
■ 동물원 “호랑이 다 자라 안전 문제로 이벤트 중단”
ⓒ뉴시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동물원은 사진 촬영 프로그램을 돌연 중단했다. 그러나 학대 때문이 아니라 “새끼 호랑이가 성장해 안전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동물원 측은 “직원의 행동이 심각한 학대는 아니지만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향후 이벤트 재개 여부는 호랑이 상태와 안전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중국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맹수 새끼와의 사진 이벤트’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번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반복적인 촬영과 자극이 어린 동물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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