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내무부 공식 SNS에 게시된 영상에 등장한 한국인 여성 A씨(왼쪽)와 B씨. 사진=뉴시스
납치·감금 사건으로 한국인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캄보디아 내무부가 ‘한국인이 본 평화로운 캄보디아’라는 취지의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현지 범죄로 한국 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기관이 오히려 “캄보디아는 평화롭다”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기부를 독려한 것이다.
● “뉴스가 전부가 아니다”…“캄보디아, 평화로운 곳”
15일 캄보디아 내무부 공식 페이스북에는 “한국인이 캄보디아에서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 속 카페를 운영 중이라고 밝힌 한국인 여성 A 씨는 “이곳에서 산 지 벌써 13년이 되었는데, 최근 뉴스에서 캄보디아에 대한 걱정스러운 이야기들이 자주 들린다”며 “하지만 제가 살아가는 이곳의 모습은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어느 나라든 어려움은 있지만, 캄보디아는 여전히 평화롭고 사람들의 마음에는 따뜻함이 가득하다”며 “저는 이곳에서 사는 것이 참 행복하고 좋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뉴스에서 보는 모습이 이 나라의 전부는 아니다. 저희는 캄보디아에서 평화롭게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내무부 공식 플랫폼 통해 참여해 달라”… 모금 QR코드까지 등장
또 다른 한국인 여성 B 씨는 “캄보디아를 사랑하며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한국인이 분쟁과 피해로 인해 힘든 현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군인들과 분쟁 피해 국민을 돕기 위한 헌혈 캠페인과 모금 활동을 알려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영상 마지막에는 캄보디아 국기와 함께 모금용 QR코드 화면이 등장한다. 화면에는 “캄보디아 내무부 공식 플랫폼을 통해 참여해 달라”는 캄보디아어 문구가 함께 적혀 있다.
모금용 QR코드 화면. “캄보디아 내무부 공식 플랫폼을 통해 참여해 달라”는 캄보디아어 문구가 함께 적혀 있다. 사진=캄보디아 내무부 공식 SNS 캡처
이 영상은 캄보디아의 실권자이자 훈 마네트 총리의 아버지인 훈 센 전 총리의 페이스북에도 동일하게 게시됐다.
훈 센은 1985년부터 총리로 집권했으며, 2023년 8월 장남 훈 마네트에게 총리직을 넘기고 물러났다. 이후 2024년 상원의장으로 선출돼 현재까지 직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는 최근 한국을 비롯한 외신 보도 이후, 정부 차원의 ‘이미지 관리용’ 홍보 영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훈 센 전 캄보디아 총리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도 동일하게 게시된 한국인 여성 B씨의 영상. 사진=훈센 전 총리 SNS 캡처
● 한국 정부, 합동대응팀 급파
한편, 한국 정부는 최근 잇따른 납치·감금 등 현지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합동대응팀을 캄보디아에 급파했다.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이 단장으로 이끄는 합동대응팀은 16일 캄보디아 테초 국제공항을 통해 현지에 도착했으며, 캄보디아 당국과의 면담을 통해 구금된 한국인 송환 및 경찰 주재관 추가 파견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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