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샤워를 미루면 땀과 열이 피부 장벽을 무너뜨려 피부염·모낭염·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의는 운동 직후 30분 내 샤워를 권한다. 게티 이미지
운동 직후 샤워를 미루면 땀과 열이 피부에 독이 돼 피부염이나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미국 월간지 Men’s Health는 15일 보도에서 피부과 전문의들의 말을 인용해 “운동 후 가능한 한 빨리 씻는 것이 좋다”며 “운동을 마친 뒤 30분 이내 샤워가 이상적”이라고 전했다.
■ “땀 방치하면, 체취·여드름·피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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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피부과학회(ADD) 정회원 녹스 비슬리 박사는 “땀이 모발과 피부에 갇히면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조성돼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며 “이 과정에서 체취가 생기고, 오래 방치할수록 피부 장벽이 무너져 피부 문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같은 학회의 안나 차콘 전문의도 “땀·박테리아·피지가 모공 속 열기와 함께 쌓이면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자극을 받는다”며 “이는 곧 염증과 트러블로 연결된다”고 경고했다.
뉴욕대 의대 제레미 브라우어 박사 역시 “땀을 오래 두면 여드름, 모낭염(털주위 염증), 피부염, 심지어 감염까지 유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운동 후, 피부 pH 상승·수분 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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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대 연구팀은 국제피부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Dermat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운동은 피부 장벽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20~30대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45분 유산소 운동 전후 피부를 측정한 결과 △피부 표면 pH 상승 △각질층 수분 과다(팔 52%, 가슴 32%) 현상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피부 표면이 알칼리화되면 세균·곰팡이가 번식하기 쉽고, 장벽 단백질 합성이 저하돼 수분 증발과 염증 반응이 촉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각질층 수분이 과도하면 피부가 약해져 땀띠·사타구니 백선·무좀 등 습진성 피부질환 위험이 커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땀 분비 증가와 관련 있으며, 결과적으로 피부 장벽 손상과 피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피부 장벽 쉽게 무너지지 않아” 반론도
다만 피부 장벽은 생각보다 강해 단순히 땀만으로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피부과 연구진은 피부과학 연구 저널(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피부 장벽은 다양한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때문에 일시적 pH 변동이 곧 손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페인 연구팀이 알레르기·면역학 임상 리뷰(Clinical Reviews in Allergy & Immun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운동 후 샤워 시점은 개인에 따라 달라지 수 있는데, 민감성·아토피 피부의 경우 세정 후 철저한 보습이 필요하고, 건성 피부는 잦은 세정 자체가 오히려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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