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휴대전화 비사용자에 비해 치질(치핵) 위험이 거의 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쉽고, 이로 인해 항문과 직장 부위의 정맥이 부풀어 올라 통증과 출혈을 유발할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화장실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치질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연구진은 45세 이상의 성인 125명을 대상으로 식단, 운동, 배변 습관에 관한 설문조사 후 대장 내시경을 통해 치질 여부를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치질로 부르는 치핵은 항문 및 직장에 존재하는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내치핵과 항문 밖의 치핵 조직이 부풀어 올라 덩어리처럼 만져지는 외치핵으로 구분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참가자들의 휴대전화 사용 습관을 조사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화장실에 가져갔는지, 그리고 화장실에서 어떤 앱을 사용했는지 알아보는 추가 질문을 설문에 포함시켰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답했으며, 대부분은 뉴스와 소셜 미디어를 이용했다.
노화, 신체 활동 부족, 식이섬유 부족 등 치질의 일반적인 위험 요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 분석한 결과,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질 발생 위험이 46% 더 높았다.
스마트폰을 들고 가는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다. 화장실 사용 빈도가 높은 사람의 3분의 1 이상(37%)이 5분 이상 머무는 반면, 비사용자들은 이 비율이 7.1%에 불과했다.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변을 볼 때 힘을 주는 행동은 치질 위험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 스마트폰 사용이 화장실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로 인해 항문 조직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결국 치질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질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64만 명이 치질로 병원을 찾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교신저자인 트리샤 파스리차 박사(소화기 내과)는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지 말고, 배변을 몇 분 안에 끝내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5분 안에 배변이 이뤄지지 않으면 화장실 밖으로 나가 다른 일을 하다가 신호가 오면 다시 시도하라는 것이다.
파스리차 박사는 또한 “스마트폰 앱은 오래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배변 중 스마트폰에 몰입해 의도치 않게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생기면 치질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배변할 때 스마트폰을 화장실 밖에 두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습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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