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좋아하는 여자? 우울증 위험 높다…장 속 ‘이 세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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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9월 27일 0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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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연구진이 규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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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이나 인공감미료를 첨가한 음료가 신진대사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가 제시됐다. 특히 여성이 가당 음료를 많이 마시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영향은 당분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 환경 변화가 매개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제조 과정에서 첨가한 당분 함량이 높은 음료를 자주 마시면 비만,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일부 암 발병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최근에는 당분 첨가 음료와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점점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불분명했던 주요 우울장애(MDD)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물론, 그 생물학적 과정을 일부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독일 당뇨병 연구 센터(DZD) 연구진은 18세~65세 성인 932명을 대상으로 한 마르부르크-뮌스터 정서 코호트(MACS)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중 405명은 주요 우울장애 환자였고, 나머지 527명은 건강한 대조군이었다.

탄산음료 섭취와 우울증 위험 증가와 상관관계

분석 결과, 콜라·레모네이드와 같은 가당 음료 섭취는 우울 증상은 물론 증상 심각도와도 상관관계가 있었다. 특히 여성에게서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가당음료를 많이 섭취하는 여성은 우울증 발생 위험이 17% 더 높고, 증상도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 변화가 핵심 요인

미국의사협회 학술지(JAMA) 정신의학(Psychiatry)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우울증 유발을 매개하는 요인으로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를 꼽았다. 가당 음료를 자주 마신 여성은 주로 대장에서 서식하는 에거텔라(Eggerthella) 속 세균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전 연구에서 에거텔라는 우울증 환자에게 더 흔히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세균이 가당 음료 섭취와 우울증 증상 발현 사이의 생물학적 연결고리로서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첫 번째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공한다라고 DZD 측은 전했다.

DZD 협력 기관인 프랑크푸르트 대학병원 및 쾰른 소재 막스 플랑크 대사 연구소 소속으로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샤르밀리 에드윈 타나라자(Sharmili Edwin Thanarajah) 박사는 “우리의 데이터는 탄산음료와 우울 증상 간의 관계가 마이크로바이옴의 영향을 통해 발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당 음료, 설탕뿐만 아니라 방부제 등 다양한 첨가물 포함

인위적으로 단맛을 보탠 음료에는 설탕, 포도당, 과당뿐만 아니라 방부제와 인공감미료 등 수많은 첨가물이 들어있다. 이러한 조합은 장내 미생물 군집의 섬세한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의 증가와 반대로 보호 효과가 있는 단쇄지방산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이전 동물실험에서 이러한 변화가 신경계 염증을 유발해 우울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음이 확인됐다.

남성은 무관, 여성에게만 영향

이러한 상관관계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남성은 가당 음료를 자주 마시더라도 에거텔라 증가나 우울증과의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왜 여성에게만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호르몬 차이나 성별에 따른 면역 반응의 차이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장내 미생물 목표로 한 우울증 치료 가능성

이번 연구는 식이 조절이나 프로바이오틱스 전략과 같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목표로 하는 개입이 우울증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인간영양연구소(DIfE) 소속 DZD 연구원 레이첼 리퍼트는 “미생물 군집 기반 접근법, 예를 들어 표적 영양 치료나 프로바이오틱스 전략이 향후 우울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논평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oi.org/10.1001/jamapsychiatry.2025.2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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