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힘 새 대표에 ‘강성 반탄’ 장동혁… 민심 직시해야 미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6일 23시 24분


코멘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해 온 장동혁 의원이 26일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결선투표에서 50.27%를 득표해 49.73%를 얻은 김문수 후보를 앞섰다. 두 사람 다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반탄’ 진영이지만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재기를 주장하는 ‘윤 어게인’ 세력과 연대하면서 찬탄파 배제를 더 강경하게 내세웠다. 반탄끼리 맞붙은 대결에서 ‘강성 반탄’이 승리한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모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제1야당의 대표가 계엄을 옹호해 온 ‘아스팔트 우파’들과 손잡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불법 계엄은 이미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0% 이상이 윤 전 대통령 파면에 찬성했다. 그런데도 이에 역행하는 세력들의 반(反)이재명 정서에 올라타 정권 퇴진 투쟁을 벌이겠다니 상식적 민심의 눈높이에 맞는지 묻게 된다.

그가 매진하겠다고 한 혁신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도 의문이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사수를 위해 싸우겠다”고 했지만 그 두 가치를 정면으로 위배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윤 전 대통령이다. ‘윤 전 대통령 재입당을 허용하고 면회를 가겠다’거나 ‘분열 세력에 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찬탄파 청산을 공공연히 예고하는 퇴행적 태도로는 그 어떤 혁신 주장도 공허할 뿐이다.

장 대표는 자신의 당선이 보수 유튜버들 지지 덕분이라고도 했다. 경선 때 면접 치르듯 전한길 씨 등 극우 유튜버들 방송에 출연하고 전 씨를 공천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앞으로도 이들과 같이 가겠다는 말로 들린다.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주장하는 이들의 극단적 주장에 휘둘리는 것이 정상적 공당이 가야 할 길일 수는 없다.

장 대표는 이제 반탄 진영의 초강성 의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가 이날 “야당 역할을 제대로 해 지지율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당이 계엄·탄핵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한 어떤 정부·여당 비판도 제대로 된 공감을 얻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 반탄 진영만의 딴 세상에 갇힌 ‘갈라파고스 정당’으로 쪼그라들수록 중도층을 비롯한 민심과 더욱 괴리될 수밖에 없다. 수권정당으로의 회복은커녕 도태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강성 반탄#장동혁#민심#당 대표#국민의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