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가상자산 현물ETF 검토” 野 “스테이블 코인 활성화”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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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청년층 표심잡기 정책 경쟁
與 “외국인도 국내 투자 허용 검토”
野 “외환보유액에 코인 편입 논의”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오세진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7일 국회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열린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날 간담회 직후 현재 거래가 금지된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오 대표,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뉴시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오세진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가 7일 국회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열린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날 간담회 직후 현재 거래가 금지된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오 대표,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뉴시스
감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여야가 이번엔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를 경쟁적으로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검토”를 들고나왔고, 더불어민주당은 “스테이블 코인 활성화 검토”로 맞불을 놓은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에 나서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여야 모두 한국도 세계적인 추세에 올라타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청년층이 가상자산 투자를 자산을 축적하는 주요 수단으로 담는 상황에서 여야가 이들의 표심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와 불법적인 자금 세탁 방지책 마련을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與 “가상자산 현물 ETF 검토”

국민의힘과 정부는 7일 국회에서 가상자산 시장 정책과제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과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진입 허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간담회에는 정부 측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가상자산의 현물 ETF 도입 등 국제적인 흐름을 면밀히 분석해 과도한 규제도 지나친 방임도 아닌 적절한 제도 정비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에 대해서는 당정이 국제 동향을 살펴보고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법률 정비가 필요한 점을 감안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선 가상자산의 현물 EFT 거래가 허용되지 않는다. 반면 미국과 홍콩 등에선 비트코인, 이더리움 현물 ETF가 도입돼 있다.

문재인 정부는 가상자산을 투기로 규정하고 강한 규제를 도입했으며 윤석열 행정부는 가상자산 투자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내걸었지만 실효성 있는 조치는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적 비축 대상에 포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육성에 나서자 정치권도 서둘러 정책 마련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정책위의장은 “금융위는 자금세탁과 관련된 안전장치가 보완된다면 해외 고객들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입장”이라고도 말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도입 가능성도 열어놨다. 스테이블 코인은 통화 가치에 연동되는 가상자산으로 금융시장과 가상자산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달러 기반 코인들에 대해 잘 모니터링하면서 양성화하는 쪽으로 갈지, 전면적으로 막을지를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野 “스테이블 코인 활성화 검토”

민주당도 가상자산 정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6일에만 두 차례의 가상자산 관련 토론회를 열고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점검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우리와 여러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비트코인을 외환보유액에 편입할 필요성 등도 제기됐다. 민주당 집권플랜본부 김병욱 총괄부본부장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맞춰 외환보유액에 비트코인을 편입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STO(토큰증권), 스테이블 코인 활성화를 통해 ‘디지털 금융 허브’ 한국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 변화는 우리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더욱 전향적인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당내에서도 가상자산 완화에 대해 우호적으로 봐야 한다는 흐름이 좀 더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가상자산 현물ETF#스테이블 코인#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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