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이젠 모두의 대통령”…장동혁 “與 향해 거부권 행사하시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8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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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여야 대표 오찬 회동
장동혁 “대통령보다 특검이 더 많이 보여”
강성 여당 비판하며 ‘대통령의 역할’ 촉구
정청래 “국민은 완전한 내란종식 바란다”
좋은 대화 바란다면서도 국힘에 날세워
李 “소통 통해서 오해 없애고 간극 좁혀야”
장동혁에 “많이 도와주실 것 같아 안심”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9.08.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9.08.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함께 여야 대표 오찬 회동을 했다. 여야 대표는 취임 후 처음으로 손을 맞잡았고, 이 대통령은 장 대표를 향해 “많이 도와주실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고 화답했다. 다만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정 대표는 “내란 세력을 철저하게 척결하고 처벌의 역사를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고 날을 세웠고,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와 3대 특검법 개정안 등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마련된 연찬장에서 마주했다. 테이블에 둘러앉기 전 세 사람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여야 대표에게 “손을 잡고 찍으면 어떨까”라고 제안했고 정 대표와 장 대표는 악수를 하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정 대표가 8월초 취임한 후 야당과 악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간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악수를 거부해 왔다. 이 대통령은 자리에 앉으며 “어려운 환경인데 국정도 많이 도와주시고”라고 말을 건넸고, 장 대표는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08.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08. 뉴시스
장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3대 특검법 등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그는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보다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 등의 우려가 있다”며 “특검의 수사, 여당의 입법 강행들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의 불확실성이나 불안감은 또 두려움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마음을 잘 관리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특검이 아닌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를 하셔야 한다”고 했다. 3대 특검법 개정안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장 대표는 이어 “대통령께서 곧 취임 100일을 맞으시는데 그동안 이 짐이 무거우셨을 것 같다”며 “취임 100일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증가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그는 “(2차)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이 통과됐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 강력한 적용을 말씀하시면서 건설경기가 악화되고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들이 힘들어지면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코스피 5000도 허망한 부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대표는 끝으로 협치를 강조하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를 대통령께서 끝내달라”고 했다. 장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이 대통령은 “더 세게 하실 줄 알았다”며 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통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025.09.08.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통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025.09.08. 뉴시스
정 대표는 뒤이어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에게 “장 대표와 악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라고 치켜세운 것을 인용해 “오늘은 (이 대통령이) 하모니 메이커(harmony maker)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라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그것이 정치의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만난 만큼 오늘 좋은 대화가 좋은 성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정치는 늘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을 믿고 국민만 보고 국민의 뜻에 따라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란 종식’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완전한 내란 종식을 바란다”며 “민주주의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내란을 꿈꿀 수 없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더욱 정비하고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란에 가담한 내란 우두머리와 주요 임무 종사자 부하 수행한 내란 세력들을 철저하게 척결하고 처벌의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며 “오늘의 죄를 벌하지 않는다면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준다는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태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2025.09.08.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태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 대통령,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2025.09.08. 뉴시스
이 대통령은 장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공감가는 게 꽤 많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대통령,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장 대표 발언 중) ‘대통령의 역할이 필요하다’ 제가 자주 말씀드리는 것처럼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라고 했다. 이어 “소통을 통해서 오해들을 최대한 많이 제거하고, 또 극복할 수 있는 차이들을 최대한 극복해서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그 간극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 정치권의 이야기 또 야당을 통해 들리는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도 최대한 많이 듣도록 노력하고, 또 듣는 것을 넘어서서 어 국정에 모든 국민들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우리가 다투되 경쟁은 하되 우리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아주 현실적으로 들었다”고 공감했다. 정 대표를 향해선 “여당이신데 더 많이 가지셨으니까 좀 더 많이 내어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정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동에는 세 사람 외에 대통령실에선 우상호 정무수석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민주당에선 한민수 대표 비서실장과 박수현 수석대변인, 국민의힘에서는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과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각각 배석했다. 오찬 메뉴는 해산물 냉채와 토마토 절임, 타락죽, 민어 사슬적, 한우 살치살 양념구이, 비빔밥과 배추 된장국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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