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출마 러시가 8일 본격화됐다. 이날 장관직에서 사퇴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사진)은 9일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 대선 주자 가운데 선두를 기록해 온 ‘탄핵 반대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장관직에서 사퇴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탄핵 찬성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한동훈 전 대표도 10일 출마 선언을 예고하면서 탄핵 반대파와 찬성파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이에 15명 안팎의 대선 주자들 간 탄핵 찬반을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쳐 탈락자가 발생하면 반대파, 찬성파끼리 합종연횡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컷오프를 통과한 주자들은 탄핵 입장이 같은 탈락 주자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지지 선언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선 주자 간 신경전도 본격화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김 전 장관은 국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야 될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편안함)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복귀를 바랐는데 파면돼 안타깝다”면서도 “나는 계엄에는 반대했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9일 국회에서 출마를 선언한다.
안 의원은 광화문광장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이상 과거를 바라보는 검사, 법률가 출신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고 했다. 경선 경쟁자인 한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출마 선언을 예고한 홍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문수 형(김 전 장관)은 탈레반이다. 나는 문수 형하고는 다르다. 타협해야 하는 순간이 있고 나는 유연성이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한 전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오 시장의 출마 선언도 임박했다. 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준비할 게 남아 있어 (출마 선언) 날짜를 특정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이재명을 이기려면 민심이 원하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국민여론조사 100% 경선을 주장했다.
보수 주자인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가장 먼저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과 단일화를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에서 나를 모욕적인 주장을 통해 내쫓았기 때문에 반성이나 사과의 기미가 없는 상황 속에서 단일화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 당내 “컷오프 뒤 러브콜-지지 선언 이어질 것”
국민의힘 주자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단계별 컷오프 뒤 탄핵 찬반 입장에 따라 연대할 가능성도 나온다. 지난 대선 때는 1차 컷오프에서 8명, 2차 컷오프에서 4명으로 압축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회의를 거쳐 컷오프 단계와 규모를 결정한다. 당내에서는 본경선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결선투표처럼 컷오프를 운용하겠다는 것. 이 경우 컷오프를 통과한 주자가 탈락한 주자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세를 불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전당대회 날짜로는 5월 2, 3일이 거론된다. 선거에 출마하는 공직자의 사퇴 시한인 5월 4일 전에 끝내야 한다는 것. 국민의힘은 예비후보 기탁금으로 최소 1억 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주자들은 1억 원을 내고 약 15분간의 연설 기회만 갖고 퇴장하는 셈이다. 당 관계자는 “1억 원에 인지도를 높이고 이력서에 ‘대선예비후보’라고 한 줄 넣을 수 있어 아까운 돈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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