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마친 뒤 단일화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 대선 완주를 선언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끝까지 이준석, 그리고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 진영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요구가 쇄도하자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한 것. 단일화를 원하는 보수 지지층의 표심이 김 후보로 쏠려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여러분이 받아보실 투표용지에는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의 이름이 선명히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정치공학적 단일화 이야기 등 불필요한 말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모든 전화에 수신 차단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단일화 운운하면서 국민의힘이 가한 행위는 굉장히 모욕적이고, 이번 선거를 난장판으로 만들려는 시도였다”며 “그들이 보여줬던 가장 저열한 형태, 배신자 담론으로 단일화를 이끌어 나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어떤 인사와도 단일화에 관해 소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거부를 번복하면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안 뒤집을 것”이라며 “모욕적인 질문”이라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상 단일화 논의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이슈에 휘말린 상태가 답답하니 일단 선을 그은 것”이라며 “김 후보 지지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이 후보를 은근하게 압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국무위원 3분의 1 이상을 40대 이하로 임명하겠다”며 “국무총리를 40대가 한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만 40세인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40대 총리론’을 꺼낸 것.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채널A 인터뷰에서 “아버지 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한 김 후보의 진정성을 의심한 적은 없다”면서도 “이재명 후보를 저지하기 위해선 그분 모델은 틀렸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단일화의 1차 데드라인으로 본투표 용지 인쇄일 전날인 24일이 거론된다. 2차 데드라인은 사전투표 시작일 하루 전인 28일이다. 이날까지 단일화하면 본투표 용지와 별도로 인쇄하는 사전투표 용지에 후보 사퇴가 적힌다.
민주당에서는 보수 진영 단일화에 대한 견제구도 나왔다. 개혁신당 측에서 이준석 후보에 대한 ‘국민의힘 당권 약속설’이 불거진 데 대해 김 후보 등을 후보매수죄 혐의로 고발한 것.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후보자 매수 및 이해유도죄는 명백한 불법이며, 실제 사퇴 여부와 관계없이 매수 시도만으로 중범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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