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예산안 시정연설]
李, 22분 시정연설 ‘AI’ 30차례 언급
“AI 10조 예산, 새 100년 출발점… 고급 인재 1만1000명 양성-지원”
“국방비 8.2% 늘려 66조원 편성… 국방 외부 의존, 국민 자존심 문제”
尹정부 R&D 예산 삭감 거론하며… “천금같은 시간 허비, 과거로 퇴행”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1차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AI 예산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0조1000억 원을 편성한 데 대해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李 인공지능 30차례 언급하며 “새로운 100년 준비”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약 22분간 진행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인공지능을 모두 30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겪어 보지도 못한 국제 무역 통상 질서의 재편과 인공지능 대전환의 파도 앞에서 국가 생존을 모색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의 뒤만 따라가면 끝없이 도태되지만 변화를 선도하며 한 발짝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1년이 뒤처졌겠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지게 된다”고 인공지능 산업 중심의 성장론을 내세웠다.
정부는 총 10조1000억 원의 AI 예산 중 2조6000억 원은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투입하고,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5000억 원을 쓰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팩토리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AI 대전환에 향후 5년간 약 6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과 함께 인공지능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I 경쟁력의 핵심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을 추가 구매해 정부 목표인 3만5000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에서 GPU 26만 장을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국내 민간 기업이 GPU를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급 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고, 세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서는 “인공지능 시대, 미래 성장과 재정의 지속성을 함께 고려한 전략적 투자”라면서 “이번 예산안이 법정기한(12월 2일) 내에 통과되어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 尹 정부 겨냥 “R&D 예산 삭감해 퇴행”
이 대통령은 전임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거론하면서 “안타깝게도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과거로 퇴행했다”며 “출발이 늦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속도를 높여 선발 주자를 따라잡아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또 “새로운 기술 발전은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지만 한편으로는 격차가 커지는 그늘을 드리우기도 한다”며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했다.
자주국방에 대한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8.2% 증액된 약 66조3000억 원으로 편성했다”면서 “우리 군을 최정예 스마트 강군으로 신속히 전환해 우리의 염원인 자주국방을 확실하게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어 “전 세계 5위의 군사력으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이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적 자존심의 문제 아니겠냐”며 전시작전권 환수 의지를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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