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나눔 이야기 〈1〉
“조금이나마 돕고 싶은 마음에…”
목포서 한달음에 달려온 신 씨 부부
추모객에 커피 나누며 온기 전해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추모 합동분향소가 있는 전남 무안 종합스포츠파크에서 커피 나눔 활동을 한 신영호 씨(오른쪽)와 유미순 씨 부부. 신영호 씨 제공
‘저희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손짓으로 말씀해 주세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맛있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추모 합동분향소가 있는 전남 무안 종합스포츠파크 앞에서는 한동안 이런 문구가 적힌 푸드 트럭을 볼 수 있었다. 푸드 트럭에는 ‘차, 음료, 커피 무료’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이 푸드 트럭의 주인은 신영호 씨(52)와 유미순 씨(55) 부부. 이들은 청각장애인이다. 신 씨 부부는 추운 날씨에도 합동분향소를 찾는 추모객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기 위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전남 목포에 사는 이 부부는 참사 발생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주일 동안 커피, 유자차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나눔 봉사활동을 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추모객들에게 커피, 유자차 등을 300∼500잔 제공했다.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 씨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은 마음에 커피 나눔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씨 부부는 푸드 트럭을 몰고 행사장, 축제장 등을 찾아가 음식을 판매해 왔다. 목포 지역 청각장애인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사는 부부로 꽤 유명하다. 단순히 판매만 하는 게 아니라 음식 메뉴도 여러 차례 바꾸는 등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도 기해 왔다.
그러다 4년 전부터 보육원, 노인복지관, 아동센터를 찾아가 음식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목포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도 두 차례나 무료 커피 나눔 활동을 했다. 나눔 봉사활동을 위해 음식 대신 커피, 유자차도 더 구입했다.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지자 이 부부는 곧장 푸드 트럭을 끌고 현장으로 향했다. 1주일간 생업을 접고 일주일간 추모객들에게 따뜻한 무료 음료와 위로를 건넸다. 신 씨 부부는 “커피를 마신 분들이 간혹 수화로 감사하다고 답을 하거나 휴대전화로 감사하다는 글을 적어서 보여줄 때가 있었다. 마음이 뭉클했다”고 했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신 씨를 비롯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무안으로 달려왔다. 15일 기준 자원봉사자 수는 약 6400명으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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