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배우니 운동도 잘돼”… 수료후엔 소모임으로 건강 지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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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울헬스쇼] 〈하〉 지역 건강교실서 행복한 노년
고령층에 4주간 운동-건강교육… 식생활 영양관리-정신건강 강좌도
참여자 골격근 늘고 체지방은 줄어… 지자체 예방 건강정책 속속 도입

7일 서울 금천구 독산보건지소에서 ‘건강장수학교 3기’ 수강생들이 전문 운동사의 지도에 따라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건강장수학교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4주간 운동과 건강 교육을 통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익히도록 돕는 서울시 프로그램이다. 수료 후에는 졸업생 중심의 걷기·스트레칭 자조모임이 이어진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7일 서울 금천구 독산보건지소에서 ‘건강장수학교 3기’ 수강생들이 전문 운동사의 지도에 따라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건강장수학교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4주간 운동과 건강 교육을 통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익히도록 돕는 서울시 프로그램이다. 수료 후에는 졸업생 중심의 걷기·스트레칭 자조모임이 이어진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함께 하니 운동이 제대로 됩니다!”

7일 서울 금천구 독산보건지소 건강장수학교 3기 수업 첫날 어르신들이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운동실 안에는 근력운동기구 7대를 비롯해 폼롤러, 아령 등 소근육 강화 도구들이 가득했다. 김상례 씨(78)는 “수업을 듣고 여럿이 함께 하니 운동이 더 잘되는 기분”이라며 “꾸준히 하면 정말 장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 노년층으로 불리는 ‘영 올드(young old)’가 늘면서 운동에 대한 고령층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고령자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은 ‘함께’ 운동하며 건강도 챙기고 사회 참여도 증진하는 프로그램들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고령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어르신들에게 단순한 복지 제공을 넘어 예방 중심의 건강 정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 고령층이 함께 운동 배우고 마음도 위로

김 씨의 경우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4주간 운동과 건강 교육을 제공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익히도록 돕는 지역 프로그램(건강장수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고령층에게 올바른 운동법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운동할 자리를 마련해 즐겁게 운동할 수 있게 돕는다는 점이다. 김 씨는 “처음엔 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이 많이 힘들었지만 여러 사람과 같이 배우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그동안 동네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를 사용법도 제대로 모른 채 사용해 왔는데 수업 덕에 앞으로 기구들도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업에는 김 씨를 포함해 고령층 15명이 참여했다. 금천구에 따르면 올해 3월 건강장수학교 1기 수료자 17명의 건강 지표를 분석한 결과 평균 골격근량은 0.1kg 증가하고 체지방률은 0.9% 감소했다. 현장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혼자선 운동을 빼먹기 일쑤였는데, 이젠 서로 자극을 받으며 열심히 하게 한다”며 “근력운동을 함께 하면서 건강이 뚜렷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수업 후엔 참가자들의 ‘건강 소모임’이 이어진다. 고령층이 함께 운동하며 관계를 쌓고, 이를 토대로 소모임을 만들어 운동을 이어가는 형태다. 보건소 관계자는 “교육이 끝난 뒤에도 자조 모임을 통해 서로 교류하며 안부도 확인하고 체력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모임에 참여 중인 이명숙 씨(79)는 “이런 모임이 없었다면 집에서 TV만 봤을 텐데 그런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사람들과 활동하며 지내는 지금이 너무 즐겁다”고 했다. 김정열 씨(68)는 ‘장수 라이프 자조 모임’에 참여해 또래 10여 명과 함께 실내 운동을 하고 음식 조리도 배우고 있다. 그는 “처음 해보는 운동과 음식도 접해보고 서로 ‘언니’ ‘동생’ 하며 지내는 동네 친구들도 만들어 삶이 젊어진 것 같다”고 했다.

● 건강 관리에 일자리까지 접목

2022년 기준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남성 65.1세, 여성 66.6세로, 기대수명(남성 79.9세, 여성 85.6세)보다 각각 15∼20년 짧다. 2024년 1분기 기준 서울의 65세 이상 인구는 185만3676명으로 전체의 19.3%에 달한다. 2030년에는 24.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대전, 광주 등 다른 지자체들도 고령자 자가 건강관리를 돕기 위한 건강학교 등을 운영하며 건강과 사회 참여를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노인 일자리와 건강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사업도 나온다. 건강한 노인이 신체 및 정신 기능이 저하된 노인을 돌보는 부산의 ‘하하 건강파트너’와 충남 천안의 ‘어르신 도보 배달’ 서비스 등이 대표적 예다.

세종시는 2027년 상반기까지 전의면 관정리 일원에 지하 1층∼지상 1층, 연면적 1100㎡ 크기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를 조성한다. 전남 무안군과 충남 청양군도 시니어들을 위한 맞춤형 여가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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