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예보·공식 통계는 종관기상관측소 자료 활용
AWS 지역마다 환경·관리수준 달라…2~4도 높게 나타날 수도
8일 오후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서 이태(56) 씨가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기온은 37.1도까지 오르면서 7월 상순 기온으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7.8/뉴스1
기상청 예보보다 낮 기온이 더 높게 나타나며 예보 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대표 기상 관측 장비인 관서용 종관기상관측소(ASOS)와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간 차이에 관심이 쏠린다.
화요일이던 8일, 전국 낮 기온은 26~36도까지 오를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기상청은 통상 나흘 전 통보문부터 최저·최고 기온을 내놓는데, 지난주 금요일이던 4일 전망에선 8일 낮 기온을 29~36도로 예보했다가 직전인 7일에 26~36도로 조정했다.
평년(25~30도)과 견주면 1~6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당일 기온은 일부 지역에서 40도를 웃돌았다. 방재기상시스템에 따르면 낮 최고기온은 광명에서 40.2도까지 치솟았다. 서울도 동작구(현충원)와 광진구의 기온이 39.6도로, 40도에 육박했다.
이날 최고기온이 가장 낮았던 곳은 제주 서귀포로, 산지에 있는 진달래밭의 관측소에서 23.3도를 기록했다.
기상청 단기 예보보다 최고 기온이 3~4도 높게 관측된 셈이다.
이 수치는 모두 AWS에서 기록된 값이다. AWS는 실시간 재난·방재 목적의 기상 관측 장비로, 공식 기온 기록에 사용되는 종관기상관측소(ASOS)와 구분된다. ASOS에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8도로 기록됐다.
기상청 예보는 기본적으로 ASOS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한다. ASOS는 전국 96곳 기상청·지방기상청 등 관서 등에 설치돼 관리·운영되며, 장기적인 기후변화 감시와 공식 통계 작성에 사용된다. 반면 AWS는 전국 500곳 이상에 무인 관측하도록 설치돼 위험 기상 상황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ASOS는 지상기상관측지침에 따라 주변 30~50m 내 인공 구조물이나 열원 등 기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없는 평지에 설치한다. 가능한 한 장기간 대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관리한다.
AWS는 지형·지역 특성에 따라 방재 목적상 산지·도심 등 다양한 곳에 설치되며, 주변 환경이나 관리 수준이 ASOS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실제 전날(8일) 서울 낮 기온이 가장 높았던 곳 중 하나인 현충원 AWS는 유품전시관 앞 공터에 설치돼 있다. 바로 앞에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고, 뒤쪽엔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잔디밭으로 지표면이 포장돼 있는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와는 상태가 다소간 달랐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AWS에서는 국지적 열섬과 지형, 일사, 풍속 등 환경 요인에 따라 공식 예보보다 더 높은 기온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서울 도심이나 산록 등 열이 모이기 쉬운 곳에서는 AWS 기온이 ASOS보다 2~4도 이상 높게 기록될 수 있는 것이다.
AWS 자료가 효용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지점에서 연속적으로 자료를 축적할 경우 타당성이 올라가고, 해당 지역의 기온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예보와 실제 기온 차이는 예보의 오류라기보다는 관측 장비의 성격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게 맞는다. 기상청은 대중에 공개하는 공식 장기 통계로는 ASOS를 사용하고, AWS는 방재 기상정보 등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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