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트레일러가 고속도로에서 SUV를 밀고가는 모습 (채널A)
고속도로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SUV를 600m나 밀고 간 뒤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으나 경찰이 열흘이 넘도록 가해 운전자를 찾지 못했다.
이 사고는 지난 17일 저녁, 중부내륙고속도로 하행선 북충주IC 인근에서 벌어졌다. 빗길 속 2차선을 달리던 SUV를 대형 트레일러가 들이받은 뒤 600m 가량을 밀고 갔다. SUV는 좌측으로 90도 회전한 채 속수무책으로 밀려갔다.
트레일러에 밀려가는 SUV 블랙박스 영상. 차가 좌측으로 90도 돌아 가로로 밀려가고 있다. (채널A)
■ “죽는 줄 알았다” 극도의 공포 속 36초
SUV 운전자는 극심한 공포 속에서 경적을 울리며 “으악~으악! 멈춰 멈춰 멈춰”라고 외쳤지만, 트레일러는 멈추지 않았다.
이 상황이 약 36초간 이어진 끝에 SUV는 기적처럼 갓길에 멈추게 됐고, 뒤따르던 트레일러도 비상등을 켜고 정차했다.
하지만 트레일러 운전자는 차에서 내렸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피해 운전자는 “죽겠구나 싶었다. 아프지 않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날의 악몽을 털어놨다.
■ 열흘 지나도록 운전자 찾지 못해
목과 어깨 등에 부상을 입은 SUV운전자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장면은 차량 블랙박스와 인근 CCTV에 찍혔지만, 트레일러 번호판 식별에는 실패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건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트레일러 운전자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피해자는 제보를 기다리며 애타게 목격자를 찾고 있다. 누리꾼들까지 트레일러 특정에 나서고 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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