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싼 대변을 치우지 않고 떠난 견주가 남긴 사과문이 논란이다. 사과문은 국한문으로 쓰여졌지만 상황에 맞지 않은 한자가 적혀있었다.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반려견이 싼 대변을 치우지 않고 떠난 견주가 뒤늦게 사과문을 붙였지만, 이번엔 ‘국한문 사과문’의 진정성 논란으로 입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현장 목격담과 누리꾼 지적이 이어지며 온라인까지 논란이 번졌다.
● 엘리베이터서 개 대변 방치…어린아이 밟기도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8시경 한 견주가 반려견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태웠다. 그 순간 반려견은 엘리베이터 한가운데서 대변을 봤지만, 견주는 휴대전화에 몰두한 채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여러 입주민이 그대로 남겨진 대변을 목격했고, 일부 어린아이들은 모르고 밟기까지 했다.
● “악취 이틀간 이어져”…관리소 항의 폭주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에 관리소 측에 즉각 항의했고, 퇴근한 관리소 직원 대신 경비원이 직접 나서서 엘리베이터 내부를 청소했다. 하지만 다음 날까지 악취가 진동했고 입주민들의 불쾌감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A 씨는 “다음 날 입주민 관리센터에 해당 일을 얘기했고, 관리센터의 권유에 견주가 사과문을 붙였는데 그마저도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며 견주가 붙인 사과문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A 씨가 견주 사과문 옆에 붙여둔다는 지적글.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 국한문 사과문…“진정성보다 있어 보이려 한 듯”
문제는 사과문의 형식이었다. 견주는 “입주민 제위(여러분) 귀하. 2025년 9월 29일 20시 전후경 저희 집 반려견의 승강기 내 오물 방치를 인지하지 못하여 입주민 여러분께 누를 끼쳐 것에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2025년 9월 30일 반려견 주인 올림”이라는 글을 한자와 섞어 써놨다. 그러나 사용된 한자는 상황에 맞지 않거나 틀린 부분이 많았다.
A 씨는 “반성보다는 있어 보이려는 의도가 강했다”며 “형식적인 글로 대충 넘어가려는 태도가 어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 누리꾼 “한자 틀리게 써놨다…더 열 받으라고 그랬나”
실제 온라인에서는 사과문의 한자 사용을 두고 지적이 이어졌다. “‘입주민 제위 귀하’는 잘못된 표현이고, 시간의 ‘전후경’은 토지 경계를 뜻하는 ‘境’이 아니라 시간의 경계를 말하는 ‘頃’(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심심한 유감’의 ‘深深’은 아주 깊다는 뜻으로 죄송하다는 의미의 ‘甚深’으로 써야 맞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한글 워드로 써놓고 아무 한자나 붙여놓은 것 같다”, “차라리 제대로 된 한글 사과문을 쓰는 게 낫다”, “자신의 잘못은 모르고 기싸움하려는 태도다”라며 견주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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