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제주로 밀입국한 중국인 6명 중 3명이 검거됐다. 추방 전력자도 포함돼 해안 경계 허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중국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제주로 밀입국한 일행 중 2명이 추가로 붙잡혔다. 이로써 총 6명 가운데 3명이 검거됐고, 이들을 도운 여성 조력자도 함께 검거됐다.
10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은 전날 오후 6시10분경 제주시 연동의 한 주택에서 중국인 밀입국자 A 씨(30대∙남)를 붙잡았다.
■ 보트서 내려 택시타고 주택가 이동
A 씨는 당초 보트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제주 시내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트 발견 신고가 접수되기 약 30분 전, 연동 주택가를 지나는 모습이 방범 CCTV에 포착됐다.
해경은 그가 머물고 있는 주택을 특정해 급습했다. 수사관들이 “나와라, 안 나오면 문을 따겠다”고 경고했지만 반응이 없어 집 안으로 진입했고, 결국 옷장 뒤에 숨어 있던 A 씨를 찾아내 끌어냈다.
중국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제주로 밀입국한 중국인 6명 중 3명이 검거됐다. 추방 전력자도 포함돼 해안 경계 허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 한국서 추방되자 보트 타고 몰래 들어와
A 씨는 “돈을 벌기 위해 밀입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10월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불법 체류하다 2024년 1월 추방된 전력이 있었다. 합법적으로 입국이 불가능해지자 다시 보트를 타고 몰래 들어온 것이다.
지난 8일 제주시 한경면 해안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 ⓒ뉴시스
해경은 이 남성을 도운 30대 중국인 불법체류 여성 1명도 현장 잠복 끝에 붙잡았다.
또 보트에서 내려 서귀포로 이동했던 일행 1명(30대)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경찰서에 자수했다. 앞서 8일 서귀포의 한 모텔에서 검거된 40대 밀입국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3명이 검거됐다.
해경은 나머지 3명을 쫓고있다.
지난 8일 제주시 한경면 해안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 독자제공/뉴스1
■ 460km 항해, 뻥 뚫린 해안 경계 드러내
이들은 지난 7일 오후 6시 중국 난퉁시에서 90마력 엔진이 달린 고무보트를 타고 약 460㎞를 항해해 8일 새벽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가에 도착했다. 보트에서 내린 이들은 제주와 서귀포 등으로 흩어졌다.
해안에 남은 고무보트는 8일 오전 7시56분경 주민이 최초 발견해 “이상한 보트가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보트에는 11개의 유류통이 실려 있었다. 또 중국어가 적힌 빵과 구명조끼 6벌, 낚싯대 2대도 있었다.
해경은 검거한 3명의 진술과 보트의 증거 등을 토대로 운전자를 포함해 남성 5명, 여성 1명이 밀입국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제주 해안 경계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드러냈으며, 해경은 해상 경계 관제 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인천에서도 30마력 엔진을 단 고무보트를 타고 중국인 남녀가 밀입국하다 붙잡힌 바 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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