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카마스 카운티 보안관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한 공동주택 지하 틈새 공간에서 침대와 TV, 게임기까지 갖춘 은신처를 만들고 장기간 거주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민이 “지하에서 수상한 불빛이 샌다”며 신고한 것이 단서가 됐다.
9일(현지시간) ABC·CBS 뉴스 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 남성의 정체는 지난 3일 밤 11시경 드러났다.
■ 주민이 우연히 발견한 지하 불빛
abc뉴스
클래커머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건물 크롤스페이스(Crawlspace)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한 주민은 “낯선 남자가 차를 세운 뒤 빌라 뒤쪽으로 사라졌는데, 지하 틈새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고 증언했다.
크롤스페이스는 건물 1층과 지면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배선이나 배관이 설치되는 구역이다.
클라카마스 카운티 보안관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공간으로 통하는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통풍구에는 불법으로 전기를 끌어온 듯 연장 코드가 연결돼 있었다.
■ 침대·게임기까지 갖춘 지하 생활 공간
경찰은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40대 남성과 마주했다. 내부에는 침대와 의자, TV, 선풍기, 조명, 충전기, 게임기까지 설치돼 사실상 생활 공간이었다.
수색 과정에서 흰색 물질이 묻은 파이프도 발견됐는데, 경찰은 마약류 흡입 흔적으로 보고 있다.
■ 언제부터 살았나?…주민들도 몰랐다
경찰은 남성이 장기간 이곳에 거주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민은 “과거부터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은 느꼈지만 확인해 볼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남성이 좁은 공간에서 숙이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상당한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이곳에 갖춰놓은 세간은 모두 훔친 물건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클라카마스 카운티 보안관실
■ 신원은?…5살 딸도 있는 아빠
체포된 남성은 베냐민 부커(40)로 확인됐다. 그는 1급 절도와 불법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돼 카운티 구금시설에 수감됐다.
이후 그에게 아내와 5살 딸도 있다는 사실이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알려졌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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