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육아도 업무도 완벽하게?… ‘엄마 번아웃’ 조심하세요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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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강요 받으며 극심한 스트레스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 상실되기도
친구-가족 등과 소통하며 해소해야
◇위험한 엄마/셰릴 치글러 지음·문가람 옮김/456쪽·2만2000원·글항아리


육아를 하는 당신, 이런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최고의 학원, 제품, 서비스를 찾아 헤매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 둘 다 사게 되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떤 날은 오늘 내린 선택이 옳았을까 되짚어보며 밤마다 이불 속에서 후회한다. 아이 양말 하나 사는 데도 밤새 후기를 보다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하기도 한다. 쇼핑하고 돌아오면 몸보다 마음이 더 지친다.

누구나 최고의 부모가 되고자 하며, 아이들에게 최고의 것만 주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산다. 하지만 이는 복잡한 선택의 미로 속에 자신을 가두는 길이기도 하다. 미국의 가족 상담 및 치료센터 운영자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완벽의 굴레’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간은 모든 영역에서 완벽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현시대 양육자들이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기 소진 문제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아이를 낳아 기르기 전까지만 해도 센터를 찾아오는 엄마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이 육아를 시작하면서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원제는 ‘Mommy Burnout’(엄마의 번아웃).

책이 소개하는 상담 사례들은 모두 미국 이야기지만, 한국 엄마들의 경험이라 해도 전혀 차이점을 못 느낄 만큼 비슷하다. 특히 팬데믹 동안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워킹맘’들이 가사, 돌봄, 육아의 많은 부분을 떠안으며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저자는 “엄마들의 번아웃은 우울증과 혼동되지만 이는 단일 영역의 만성 스트레스라는 점에서 우울증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극심한 육체적 정서적 피로,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 상실, 자책감, 집중력 저하, 소화 불량 등이 주요 증상이다.

책은 여러 사례를 통해 엄마들의 다양한 형태의 번아웃을 설명하면서 각 장마다 짧은 운동, 호흡, 마음가짐 변화 등 간단한 해소법도 제시한다. 친구, 가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강력한 ‘정서적 지지망’을 구축할 것도 제안한다.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혼자가 아니다’라는 위안, 공감만 얻더라도 많은 엄마들이 번아웃에서 벗어날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육아#완벽주의#엄마 번아웃#스트레스#자기 소진#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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