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日은初伏
복날이란 절기로 보면, 음기가 양기에 눌려 잠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 삼복이 지나가면, 차차 눌려 있던 음기는 양기의 세력을 뚫고 나와 생기가 살아난다.
비유해 보면, 어떤 힘이 조용히 숨어 있다가 장차 나올 때를 준비하며 희망을 키우는 것과 같다.
중국 양휘(楊煇)의 전기에 보면, 농사짓는 사람들이 고생을 하다가 복날이나 납일(臘日, 섣달 그믐 무렵)에 이르면 양이나 염소를 잡아 술과 함께 마시며 스스로를 위로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숨이 막힐 듯한 더운 볕 아래서 땀을 흘리며 일하는 농사꾼들에게 있어,
지금쯤이면 보리도 다 익었으니 하루쯤 즐겁게 쉬고 노는 것도 좋을 것이며,
또한 그것이 사람의 정이기도 하다.
복날에 흰죽과 개고기를 먹는 것도 다 양기를 돋우려는 치열감(治熱感, 더위를 이기려는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니,
이것을 과학적으로 보면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전해 내려오는 풍습으로 지내는 것을 그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동아일보의 1925년 6월 23일자 기사에도 ‘악박골 물터’ 기사와 사진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꽤나 명소였었나 봅니다. ▲고래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날이면 보신탕이라 하여 개장국을 먹고 농촌에서는 천렵(川獵)이 성행되었건만 올해는 비문화적이라는 탈을 쓰고 개장국은 쥐구멍 신세요! 쇠고기 돼지고기 값은 껑충 뛰어 올라 농가에선 냄새조차 맡을 수 없는 지경!
아마 광복 후 달라진 한국 사회의 정체성과 서구화된 위생 개념의 확산, 도시인들의 생활방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문화적이라는 비판이 시작된 지 70여년이 지난 요즘 보신탕의 설 자리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2024년 1월 ‘개 식용 금지법’(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 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고 2027년부터 개고기의 제조와 유통이 전면 금지됩니다. 그나마 ‘영양탕’ 이름으로 유통되던 보신탕은 이제 식당 메뉴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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