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코스피 종가가 2300선으로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100포인트 넘게 빠지며 출발한 뒤 오전 한때 매도 호가를 5분 동안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던진 ‘관세 폭탄’에 뉴욕 증시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도 직격타를 맞았다. 코스피는 7일 5%대 하락 폭을 보이며 주저앉아 2400선을 내줬다. 원-달러 환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7% 하락한 2328.20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25% 내린 651.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200선물지수가 급락하면서 장중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 거래일 종가보다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에 발동된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해당 시점부터 주식시장 프로그램 매매가 5분간 제한된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해 8월 글로벌 증시 폭락 이후 8개월 만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5.17%), SK하이닉스(-9.55%) 등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29개 종목이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국내 증시 폭락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뉴욕 증시가 폭락한 영향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이틀 동안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0.5%,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9.3%, 나스닥지수는 11.4% 폭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3.7원 급등한 1467.8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 3월 19일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원-달러 환율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한 달여 만에 1430원대로 내렸다. 하지만 미 관세 폭탄의 여파로 1거래일 만에 다시 1460원대로 돌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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