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미리 보는 2026년, 12개의 비즈니스 키워드를 기억하라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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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상용 본격화
조직 구조-리더십 재편돼
AI 친화적 전환 준비해야

“혼란기는 위험한 시기이다. 하지만 가장 큰 위험은 현실을 부정하려는 충동이다.”

경영학 구루 피터 드러커는 1980년 저서 ‘혼란기의 경영’에서 인구구조의 변화, 글로벌화 심화 등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미래 메가 트렌드를 예측하면서 경영자들에게 어제의 확실성에 기대기보다 새로운 현실을 이해하고 기회를 포착할 것을 주문했다. 즉, 어제의 성공 공식을 붙잡고 버티는 순간, 곧 구조적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위기와 불확실성이 도사릴수록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변화를 전제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는 데 단서가 될 ‘비즈니스 트렌드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은 경영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다가올 미래를 전망했다. DBR 필진, 객원편집위원, 명예기자 등 그동안 DBR 제작에 깊이 관여해 온 국내외 석학과 업계 전문가 100명으로 구성된 ‘DBR 인사이트 어드바이저’는 2026년 국내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화두가 될 키워드와 관련 사례, 최신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들의 제언을 바탕으로 도출한 12개의 키워드가 실린 DBR 2025년 9월 1호(424호)를 요약 소개한다.


● AI가 다시 그리는 조직도

AI는 조직 지형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AI와 함께 사고하고 학습하며 문제 해결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초고지능형 성과자, 즉 ‘하이퍼인텔리전트 퍼포머(Hyper-intelligent performer)’를 중심으로 인재 경영이 재편되면서 AI보다 고용 비용이 높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직원들은 급격한 보상 하락을 경험하거나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

AI가 촉발한 구조조정과 업무 지형의 변화는 채용의 종말을 암시하고 있다. 정형화된 직장과 고용 관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직원 없이 혼자 상품 및 서비스를 기획·생산·판매해 수익을 내는 1인 창업자인 ‘솔로프러너(Solopreneur)’가 부상하고 있다. 이재형 엠지알브이(MGRV) CHRO는 “1인 창업자가 늘고 조직에서도 내부 직원만을 전제로 한 인력 모델의 한계가 분명해진 상황에서 계약직, 프리랜서, 파트너 심지어 AI 기술까지 포괄하도록 인력 개념을 확장해 관리 및 제도화하는 ‘워크포스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조직 구조를 재편하는 가운데 요구되는 리더십 역시 변화할 전망이다. 타인의 감정과 관점을 이해하고 조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관리하는 ‘갈등 지능’이 리더십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명희 인피니티코칭 대표는 “AI의 발전으로 많은 인력이 감축되고 조직 내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리더의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다”며 “자기 인식, 사회적 기술, 상황 적응력, 체계적 사고를 결합한 갈등 지능이 리더의 필수 자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에이전트 시대를 준비하라

지금까지는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는 DIY(Do-It-Yourself) 방식에 익숙했다면 향후에는 AI 에이전트가 대신해주는 ‘DIFM(Do-It-For-Me)’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개인마다 금융 상품 선택과 거래 실행을 돕는 AI 봇이나 에이전트를 두는 등 금융 서비스 분야를 필두로 DIFM 경제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제홍 아키텍트에쿼티 대표는 “AI 에이전트 경제에서는 기술과 비즈니스 전략 전반에 걸쳐 AI 친화적 전환이 요구된다”며 “외부 AI와 손쉽게 결합될 수 있도록 초창기부터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개방해 서비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단순히 고도화된 모델 개발을 넘어 더 잘 쓰이게 만드는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AI 네이티브로 사용자 경험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AI 네이티브 경험(ANX)’이란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정보 탐색·입력·전환 단계를 최소화해 계획을 세워 실행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인터넷 경험을 의미한다. 장진규 컴패노이드랩스 의장은 “기존 검색 경험 중심의 인터넷에서 의사결정 경험 중심의 AI 인터넷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의미-재미-상징’ 열망 충족시켜야

한편 AI 기술과 플랫폼의 발달로 다양한 경험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기억에 남는 경험을 중시하는 ‘경험 컬렉터(Experience Collector)’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해변가의 5성급 호텔보다 캐나다 퀘벡의 얼음으로 만들어진 호텔을 택하는 식이다. 송수진 고려대 글로벌비즈니스대 교수는 “경험 수집에 열중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업은 소비자들이 갈구하는 의미, 재미, 상징의 세 가지 열망 포인트를 충족시켜야 한다”며 “이 지점을 충족시키는 경험을 설계할 때 소비자는 단순한 제품 구매자가 아닌 경험을 수집하는 주체로서 브랜드와 깊이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조직도#AI 에이전트#DIFM 경제#워크포스 생태계#솔로프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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