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직원들이 ESS LFP 롱셀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비(非)전기차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며 수주 확대와 리밸런싱(생산체계 조정) 등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는 최근 에너지 전환이 본격화되며 ESS가 전력 인프라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관세, 정책, 환율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지속됨에 따라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
공격적으로 전기차 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현 상황을 타개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술력, 현지 생산 역량 강화, 생산 시설 리밸런싱 등을 통해 글로벌 ESS 시장을 선점하고 배터리 사업을 균형 있게 확장해 전기차 캐즘 속에서도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하며 지속 성장을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최근 1년간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ESS와 관련해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역별 수요 확대에 맞춘 포트폴리오 대응과 기술 신뢰도가 수주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는 20GWh에 달하는 물량을 수주해 주택용부터 대규모 전력망용까지 다양한 용도의 ESS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월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가 추진하는 대규모 ESS 프로젝트의 사업 파트너로 선정돼 약 1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의 글로벌 에너지 관리 업체 델타 일렉트로닉스(Delta Electronics·델타)와 5년간 총 4GWh 규모의 주택용 ESS를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전문 투자 기업인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털(Excelsior Energy Capital)과도 7.5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11월에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Terra-Gen)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최대 8GWh 규모의 ESS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한화큐셀과 4.8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 압도적인 수주 성과를 냈다.
‘기술리더십’과 ‘현지 생산 역량’이 중요… 가장 많은 제품 포트폴리오와 생산 거점 확보 중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수주 성과를 올리고 시장을 선점한 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 리더십’과 ‘현지 생산 역량’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여 년의 제품 개발을 통해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생산 체계를 구축해 왔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3대 폼팩터인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이다. 다변화된 폼팩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개발을 통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ESS 사업에 있어서도 튼튼한 사업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업계 최초로 글로벌 5각(한국, 북미, 유럽, 중국, 인도네시아)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현지 생산 역량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1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은 2012년 준공된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과 함께해온 대표적인 북미 생산기지로, 이번 대규모 양산을 계기로 북미 ESS 생산의 거점 공장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현지 주요 고객사들에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빠른 현장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압도적인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관세 영향에도 자유로워 경쟁사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중 미국 내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가동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ESS 사업은 전력망, 주거용, 산업용 등 다양한 사용 목적과 조건에 따라 기술적 요구 사항이 달라지는 만큼 배터리 셀 단독 공급 이상의 맞춤형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와의 협업 과정에서 프로젝트별 요구에 따라 사양을 조정하고 설치 환경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단일 제품군 중심의 접근보다 복합적인 수요와 지역별 정책 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등 시스템 전반의 통합 운용 방안까지 함께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동명 사장은 회사 비전 발표회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3대 시스템 통합업체(SI) 중 하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3년 미국 ESS SI 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LG Energy Solution Vertech. Inc)’를 설립한 이후로 SI 역량 구축을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시장에서 생산 유연성 확보, 정책 기반 대응, 고도화된 기술 포트폴리오, 그리고 고객 맞춤형 프로젝트 협업 등 전방위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ESS 시장에서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확대되는 ESS 수요, 전략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 ‘생산시설 리밸런싱’ 통한 대응력 강화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 유럽 2025’ 참가LG에너지솔루션은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5’ 전시회를 통해 ESS 제품군과 기술 전략을 공개했다. 유럽 현지 생산 LFP 셀을 적용한 전력망 및 주택용 ESS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출력 UPS 배터리 등 다양한 제품이 소개됐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형 전력 구조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며 ESS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택, 상업, 산업용에서부터 대규모 전력망 및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활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생성형 AI와 고성능컴퓨팅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출력·고밀도 ESS에 대한 수요도 동반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기술력과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일부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하며, 빠르게 생산 대응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미시간 홀랜드에 위치한 단독 공장은 ESS 생산라인으로 운영되며 이를 통해 북미 현지에서의 제품 공급이 일정 수준 이상 조기에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면서도 공급 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비용과 시간을 모두 고려했다.
유럽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도 일부 전기차(EV)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 중이며 연내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리밸런싱은 지역 내 공급 안정성과 고객 대응 유연성 측면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기적인 수요 조정에 대한 대응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비(非)전기차 사업영역 확대에 따른 다원화된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복합적인 수요에 대응하는 공급망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 ESS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 현지 생산 역량 강화, 생산시설 리밸런싱 등을 통해 수주를 확대하고 사업을 균형 있게 확장해 전기차 캐즘 속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실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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