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OLED’ 현실로… LGD, 청색 인광 기술 상용화 눈앞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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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인광 OLED 패널 성능검증 성공
패널 2개층으로 나눠 형광-인광 혼합
기술한계 극복… 전력소모 15% 줄여
고성능 IT기기 등 신시장 개척 기대

LG디스플레이가 ‘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불리는 청색 인광(燐光) OLED 패널의 성능 검증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실제 양산하고 제품화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력이 올라왔다는 뜻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정보기술(IT) 기기 분야에서의 신시장 개척이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OLED 패널 발광은 크게 형광과 인광 방식으로 나뉜다. 이론상 형광은 발광 효율이 25%인데 비해 인광은 100%다. 흡수한 에너지를 즉시 방출하는 형광과 달리 인광은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빛을 내는 특성 때문이다. 인광은 형광에서 버려지는 나머지 75%까지 활용해 빛을 내는 것이다. 그만큼 인광의 전력 효율이 뛰어나 형광의 4분의 1 수준으로 전력을 소모한다.

인광은 다만 형광보다 안정성이 떨어져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빛의 삼원색(적녹청) 중 적색과 녹색 인광 OLED는 20여 년 전부터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가장 큰 에너지가 요구되는 청색은 구현이 어려워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청색은 파장이 짧아 다른 색보다 안정성을 잡기가 훨씬 어렵다”며 “예컨대 청색을 인광으로 잘못 구현하면 패널 내 구조를 깨뜨려 ‘번인’(디스플레이 열화로 화면에 얼룩이 생기는 현상)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을 2개 층으로 나눠 청색 형광 및 인광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 아래층에는 청색 형광 물질을, 위층에는 청색 인광을 쌓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형광의 장점인 안정성과 인광의 장점인 저전력을 더한 것”이라며 “기존 OLED 패널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전력 소모량을 15%가량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형광과 인광을 조합해 구현한 만큼 아직 완전한 청색 인광까지 도달하지 못했지만 두 재료를 최적화시켜 전력 소모량을 줄이고 안정성까지 확보한 만큼 상당한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청색 인광 OLED 패널 개발로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IT 기기다. 최근 인공지능(AI)의 고도화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제품 확대로 기기의 전력 효율 개선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지나친 전력 소모는 기기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고 배터리 수명도 크게 갉아먹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 제품을 선보이는 테크 업체들의 관심이 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소재 원천기술 기업으로 유명한 미국 유니버설디스플레이(UDC)와 제품 검증을 마쳤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손잡고 청색 인광이 적용된 OLED 패널 개발을 진행해 왔다. 또 하이브리드 인광 블루 탠덤 기술 특허를 국내와 미국에 단독 출원한 상태다. 해당 기술은 또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5’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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