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연구개발 급감” 반발
국내 업계, 반사이익 등 파장 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처방약 가격을 낮추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인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려는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이 줄고, 미국 외 국가들의 약값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처방약 가격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책정한다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그간 다른 나라의 세 배에 가까웠던 미국의 처방약 가격을 대폭 낮추겠다는 것이다. 행정 명령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30일 내에 목표 약가를 제약사에 전달하고, 협상에 큰 진전이 없는 경우 6개월 내에 추가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통해 미국 내 처방약 가격이 최대 9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행정 명령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글로벌 제약사 협회인 파마(PhRMA)의 스티븐 유블 회장은 성명을 통해 “최혜국 약가 정책은 미국 환자들에게 나쁜 거래가 될 것이며, 치료법과 완치제가 줄어들고 회원사들이 미국에 투자할 수천억 달러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약가가 줄어드는 만큼 신약을 개발하게 될 동기가 줄어들고, 약을 개발하는 R&D 비용 역시 감소해 결과적으로 미국 환자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미다.
국내 보건당국 및 바이오 업계에서도 이번 조치가 가져올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미국 정부가 참고할 만한 다른 나라들의 약가를 높게 책정하거나 신약 출시를 보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처럼 낮은 약가를 강경하게 유지하는 국가들은 신약 출시에서 소외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수출하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약가 인하 정책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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